2015. 7.30.나무날. 맑음, 보름달

조회 수 680 추천 수 0 2015.08.05 16:59:24


몹시 덥다.

“더워서 어째요?”

멀리서 걱정들을 보내왔다.

그래도 여긴 녹음 둘러쳐있으니 좀 낫다.

그래도 더웠다.

어제 농사일을 거든 강도가 컸던지, 샘들도 쉬 지쳤다.

자리 비우는 동안 해야 할 일을 몰아서 하고 온 데다

오기 전 장염을 앓아 잘 못 먹었다던 연규샘은

일하면서 힘들고 짜증이 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더란다.

더워 더 했을 것이다.

일도 힘들었을 것이다.

‘이것저것 걱정되고 걱정이 커지고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스스로에게 그만하라고 계속 말했다.

이제는 내 안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내가 생겼다.’(하루 갈무리글 가운데서)


이 폭염에 희중샘은 이웃 밭으로 파견근무를 갔네.

모두 건너가면 좋겠지만 물꼬 일이 또 코가 석자라.

‘일이란 여럿이 하면 즐겁기도 하면서 노동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다만 혼자하게 되면 내 할당량을 채우기 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과도 같다.

혹은 전투, 전쟁 같기도 하다.’(하루 갈무리글 가운데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 것이냐.

교무실에서는 여행자보험 서류들, 계자 글집 교사미리모임자료, 노래집들을 최종 확인,

그리고 모둠방 게시판들을 정리하고 틈틈이 이불도 빨았다.


경철샘, 별다른 생각 없이 일에 집중하는 시간도 괜찮고 좋다, 생각했단다.

밖에선 종일 학교아저씨가 풀을 잡고 계셨다,

아침에는 꽃밭 둘레를 호미로, 그리고 종일 예취기로.

평상과 달골 안내판에 보호용 도료도 오늘 칠했고나.

경철샘은 ‘삼촌이 물꼬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삼촌이 계시지 않으면 물꼬 생활이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 한다.

같이 해서 고맙고 참 좋다.

낮에 잠깐 눈을 붙일 수도 있었네.


이웃 형님 댁에서 뭐 좀 가져가랬다.

조림용 감자를 한 자루 주셨고, 밭에까지 들어가 대파를 한 아름 뽑아주셨다.

계자 학부모 통화가 이어졌고,

참, 방문자도 있었다, 낮에. 같이 특수교육을 공부했던.

옛적 약간의 서운함과 어색함 뭐 그런 게 있어 소원해졌던 듯도.

그런데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잘 살고 있으면, 시간이 흐르면 반가이 만나게들.


지금 자정, 희중샘 연규샘 옷방 정리 중.

“아, 배고파요.”

저들 야참으로 닭발을 사왔더란다.

“먹어도 될까요?”

젊은 그들이다.

그런데, 저리 늦으면 내일 일을 주기가 마음이 어려운디...

샘들아, 이곳에 오면 자기 관리 좀 하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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