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해날 맑음
목수네가 곶감집에서 다시 이사를 나갔습니다.
왔다 갔다 하느라 이불짐만 있었던 살림도
트럭에 실으니 살았던 흔적이라고 한 살림입니다.
집안에 땅을 개간할 일이 생겼는데
형제들 가운데서 그 일을 맡게 되어 홍성에서 주로 움직이게 되셨지요.
오간다지만 어디 쉬울 라구요,
그래서 아예 짐을 싸기로 하였습니다.
올 8월 31일자까지 머물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못내 미안해하며 가셨네요.
길이 멀어 자주 보기 어렵더라도
학교에서 필요할 때마다 움직여주기로 하셨습니다.
"옥샘, 금방 오께요."
여섯 살이 된 조성준 선수,
멀리서 크게 외치고 떠나갑니다.
아이구 그런데, 늘 그렇듯이 이 식구들 주려고 꾸렸던 짐을
(그래서 아침에 얼굴 꼭 보고 가라했던 건데...)
그만 잊어먹고 그냥 보내고야 말았습니다.
택배비만 들이게 생겼네요.
2005학년도 봄학기를 앞두고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왔습니다.
저들도 회포를 푸니라고
애새끼들 백여 명은 모아 논 것 같습니다요.
아이들집이 조릿대집에서 곶감집으로 바뀌고,
어른들 한 패는 그 준비들을 좀 하고,
다른 한 패는 장작을 패고,
한태현님은 전공을 살려 비디오도 고치고 전기도 만지셨더이다.
두 달이나 시간이 끼어들어
혹여 이 생활리듬들을 잊지는 않았을라나
없는 걱정들을 더러 어른들이 하더니만
웬걸요,
8시 짧은 모임을 하기로 했는데
이미 방석 깔고 죄 둘러앉아서 기다리고 있데요.
낼 아침부터 당장 돌릴 설거지 패를 가를 때도
논의법을 잊지 않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 밤이 지나면,
우리들의 봄학기가 시작입니다!
개구리 소리를 처음 들은 어느 봄날의 전율처럼
온 몸이 파르르 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