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들의 아침수행, 이어진 아이들의 해건지기.

오늘 아침은 달골을 오릅니다.

내일 산오름을 앞둔 체력테스트쯤 될 것.

‘해건지기 셋째마당에서 달골을 올라갔는데 아이들이 산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알 수 있었던 예행시간이였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달골 정도의 기울기를 힘들어해서, 내일 산행이 조금 걱정되었습니다.’(인영샘의 하루 갈무리글 가운데서)

‘오랜만에 옛날 밭일하던 곳을 보면서 옛 생각이 떠올랐다. 어제저녁 옥쌤이 아이들 다 크기 전에 한번 물꼬에 모여서 밥해먹고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는데 오늘 보니까 더 그러고 싶어졌다.’(예린샘)

물꼬에 입학과 졸업이 있던 상설학교의 초기를 함께 보냈던 초등 예린은 대학생이 되었고,

긴 세월 지나 품앗이일꾼으로 이 여름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땐 달골에 포도밭과 콩밭이 있었더랬지요.

세월에 장사 없기로야 누군들 아니 그럴까요.

다시 만날 수 없을 정도로 갈라서도 또 보게도 되는 것이 사람의 일.

그 어떤 것도 모질 일이 없겠습니다.


시와 노래가 있는 한솥엣밥, 그리고 손풀기.

아침마다 그리는 그림이 사흘째쯤 이르면

아주 복잡한 선이 나타나도 담아내는 아이들입니다.

그저 보이는 대로 크게 그리면 되니.

‘자기가 보는 시각에서 다양한 모습의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놀라웠다.’(새끼일꾼 지혜 형님)


‘보글보글 2’.

복숭아잼: 다은 채성 찬영

마을에서 나눠준 복숭아를 씻고 껍질 벗기고 자르고 으깨고.

현지 형님,

‘채성 찬영 다은 모두 하는 내내 예쁜 말을 많이 하고 얌전하고 열심히 해줬다며

“천국” 같았다’ 합니다.

정녕 정토와 천국이 어디 다른 곳에 있겠는지요.

시간을 오래 두었는데도 결국 시간 안에 완성을 못해 안타까웠지만

저녁에 희중샘이 마저 완성하여 팬케잌에 발라 나눠들 먹었습니다.

희중샘, 마치 3대째 가문의 뜻을 이어 내려온 장인 집안의 아들처럼

불 위에 솥단지 올려놓고 비 오듯 흐르는 땀과 씨름하며 커다란 주걱으로 젓고 또 저었던 잼.


수박화채:

‘준비물 가져오라고 부탁하면 제일 먼저 들어주는 기특한 찬영이,

조용하지만 매실물 타기 같은 소소한 일도 묵묵히 하는 우진이,

조곤조곤 예쁘게 말하는 성연이,

또 재잘재잘대며 심심치 않게 해주는 무겸이, 무량이, 해인이...’(혜경샘)이 함께 했습니다.

‘계속 줄줄이 음식배달이 왔으나 양이 적어 아이들에게 대부분 양보했는데 엄마가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고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미소가 지어지면서 내가 안 먹어도 귀엽고 좋았다.’(예린샘)


떡볶이: 해미 철우 소율 찬우 형민 여원 민기

정원 여섯이 다 찼는데 철우가 들어오려 하자

해미가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고, 형민이도 철우 들어오면 소율과 나가겠다 하고.

그런 조율이 또한 이곳에서의 정원의 의미일 터.

“다른 데가 다 차서...”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행동을 않겠다 철우가 약속하자 받아들인 구성원들.

만드는 동안 찬우는 쏜살같이 심부름을 다녔더라지요.


경단: 아린 기하 규민 상원

경단을 듣도 보도 못한, 집에서 만들어본 적은 더욱 없어

낮은 수강신청에 적이 실망도 했다는 인영샘 희정샘,

하지만 구성원들만 꼭 그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니지요.

배회하는, 혹은 구경 다니는 아이들도 기웃거리는 방들입니다.

경단을 빨리 구경하고픈 무량이와 주영이도 와서 거들었더랬지요.

‘반죽과정과 조리과정에 있어서 자기 하고 싶은 행동이 더 컸던 아린 상원’이 덕에

더 대조적이라 성실한 행동이 더욱 빛을 발했다’는 규민!


야채볶음면: 광민, 동희, 정욱, 재욱, 아름

‘고학년 아이들이 많아 부탁도 잘 들어줬고,

특히 아름이는 나보다 훨씬 채소손질을 잘해줘서’ 진행이 편안하였다는 기표샘 동휘샘.

도저히 맛이 나지 않던 면이

어째 아이들이 잠시 다른 방 건너보고 오는 깜짝할 사이

무슨 재주를 부려 그리 놀랄만한 맛을 내게 된 것인지...


팬케이크: 현진 유진 태우 건호 도경 건영

역대 가장 모양이 예뻤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계자를 왔던 아이들이, 또 오면 꼭 팬케이크를 신청했던 아이들이 중심이라

저들이 저들끼리 일을 다 한 방이었을 것.

‘하면서 ‘먹을거리’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는데 우리가 너무 미각이 조미료나 인스턴트 음식에 익숙해서 자기가 알던 맛이 아니면 맛이 없다고 치부해버리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습니다.’(정환샘)


칼국수: 율 선재 찬오 재훈 다운 민수 진우(* 다운이가 아름이 아니라 자신이었음을 알려주었네요. 쌍둥이들이어요.)

칼국수를 두 번 끓인 건 실수였다는 아리샘.

두 번째 냄비는 아이들에게 나눠주지도 못하고, 우리가락 가야 해서 말이지요.

‘많은 양을 할 필요 없다. 아이들에게 맛보기 시간 정도로.’

그런 깨우침의 시간이었다는.

다른 방들에서 나눠주고, 또 밥을 부엌에서 준비도 하니.

한 번씩 뿔내는 율이, 이번엔 싫어하는 형이 있어서 하기 싫다고 배회하고,

찬오는 자기고집을 좀 부렸던 모양입니다.

‘이것저것 만지는 행동 때문에 손을 한번만 더 씻고 오라는 주문에 왜요, 반문.

자기 이유가 많은 것,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재능이지만

회피하기 위한, 자기변명으로만 보일 때는 좋지 않아 보이기도 함’

아리샘은 하루 갈무리글에 그리 쓰고 있었습니다.

재훈과 아름은 차분하게 전체적인 활동을 잘 참여해서 진행에 도움이 컸다지요.

무엇이나 그럴 아이들.


“자, 자, 2시!”

알림패가 돕니다.

160 계자의 우리가락은 바깥샘들이 진행하십니다; 대구의 김정샘과 황선경샘.

지난 6월의 빈들모임에도 걸음하셨더랬지요.

어쩌면 그리 쉽게 사람들의 움직임을 끌어내던지.

빠진 사람 하나 없는 샘들의 춤은 아주 요절복통이었습니다,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던 기표샘까지.

온몸 던진 경철샘이 대표상을 받았네요.

어머니에게 드릴 시디를 건 도전에

아이들도 몸을 한껏 흔들었던 시간.

‘진심으로 즐길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낯선 외부선생님이랑도 즐거이 수업하고 노는 아이들도 너무 예뻐 보였습니다. 속에 쌓인 감정도 내뿜을 수 있어 마음 깊숙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수업이 자주 물꼬에 있어 활동 폭을 넓힐 수 있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혜경샘)

‘오늘 하루 중 우리가락이 제일 좋았는데 진행하시 분의 넉살에 웃음을, 쌤들 때문에 한번 웃고, 애들 때문에 한 번 웃고 그랬습니다.’(정환샘)

한편 인영샘은 또 다른 생각을 전했습니다.

‘사실 저는 외부손님들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이 떨떠름할 줄 알았는데 외외로 호응도 잘해드리고 그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 시간에 옥쌤이 원래 진행하신 것처럼 우리 가락을 진행하여, 뭔가 다른 ‘물꼬의 맛’을 지키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인영샘)

이건 이것대로 의미가 있고 저건 저것대로 의미가 있는.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는 거지요.

사실 그 시간의 가장 빛남은

몸을 사리지 않은 샘들의 헌신과 아이들의 집중,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있었던 것.

진행도 진행이었지만

샘들과 아이들이 같이 투척하듯 집중하고 호응한 애씀이 빚어냈던 즐거움!

그나저나 김정샘은 영남선산파랑새야 보존회장님이신데

그 소리를 배우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다음번엔 그 노래를 배워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덤, 고래방을 나올 녘,

슬리퍼가 사라진 지혜 형님한테 철우가 선뜻 이거 신어요, 하고 저는 맨발로 온댔지요.

관계에 서툰 철우의 마음은 그러합니다.


먼 길 오신 분들 보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전이시간, 기하가 벌에 쏘였습니다.

그런데, 벌이 많은 때여 샘들이고 애들이고 하도 주지시켜놨더니

저들이 대처과정을 더 잘 알고 있었지요.

“이제 오줌 바르면 돼요.”

카드로 밀어 침 뺐다고 저를 찾아 온 길.

해우소 달려가 오줌 바르고, 얼음으로 찜질하고.

저들끼리 잘도 합니다.

안 마려운데, 하니, 제가 눌게요, 아린이가 나섭니다.

이 발랄한 녀석들을 어이 할꼬, 하하.

생떼를 쓰기도 하는 아린인데, 미워할 수가 없는 녀석이라니까요.


오늘도 빼놓을 수 없는 계곡 물놀이.

혜경샘과 지혜 형님이 남아 복숨아들로 잼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복숭아껍질을 까고 있을 적.

‘오늘 간 계곡이 마지막 계곡이라서 아쉬웠다. 그 전에 계자를 왔을 때도 항상 계자하는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계자는 유난히 더 빨리 지나간 것 같아 아쉽다. 애들을 맞으려고 신발장에 이름을 쓴 게 정말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전의 경험보다 힘들고 일도 많았지만 잊지 못할 계자이고 계자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새끼일꾼 현지 형님)


물꼬의 이 절묘한 시간들이라니, 절묘한 날씨처럼!

이웃마을에서 수박과 포도를 보내서 160 계자를 잘 멕였더니,

이제 바닥이 나 장을 보러가려는데,

이웃에서 바로 들어온 연락.

해마다 봄날 물꼬 식구들이 들어가 손 보태는 자두밭이었습니다.

자두와 복숭아를 좀 갖다 먹으랬지요.

“15일까지는 있는다고 해서 있으실 줄 알고...”

지나는 말을 기억했다 그리 챙겨주셨습니다.

계곡에서 돌아오던 남자샘들 우르르 가 실어 날랐지요.


연극놀이.

아주 짧은 시간.

완성도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건너뛰면 또 아쉬울. 특히 처음 온 아이들에게.

음... 무대에 오른 극이 재미가 좀 덜하긴 했지만, 그렇게도 연극이 되더라 그런 경험 정도?

‘연극놀이도 1,2모둠은 대사도 거의 짜지 않고 상황만 만들었는데, 아이들 덕분에 훨씬 알차고 좋았다.’(유장 형님)

대학에서 연출을 전공하는 동휘샘,

‘1. 원래 알고 있던 사실이긴 했지만, 어떤 종류의 예술작품이건 그 예술작품은 그 창작과정에 있어서의 창작자의 머릿속을 그대로 대변한다.

2. 이게 가장 아이들에게 미안한 지점이었는데, 내가 생각나는 대로만 아이들에게 지시를 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하고 싶었던 지점들이 분명히 훨씬 많았을텐데 그런 것들이 반영이 안된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

3. 내 안에 있었던 어떤 경직들, 굳어졌던 것들이 느슨히 풀어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무언가를 만드는 데 있어서의 강박이 내 안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연출자의 역이 적을수록 배우들의 더 많은 것을 꺼낼 수도 있음 역시 알았을 겝니다.

언제나,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가장 깊은 배움!


때마다 아이들이 설거지를 합니다.

오늘 저녁은 4모둠.

‘찬오는 할 마음이 없었는지 쓰레기가 떡 하니 있는데도 다했다며 앉아있고

조그마한 찬영 아름 재훈이가 꼼꼼하게 청소.

중간중간에 해미가 짜증을 내며, 칼을 들고 간다는 등 불을 질러버리겠다는 중, 자지가 사라지겠다는 둥 한바탕 난리’(지혜 형님)

사람살이가 순간순간 얼마나 많은 풍경을 담고 있는지,

특히 같이 사는, 그야말로 공동체살이라면 더욱.

사람살이에 벌어지는 온갖 양상을 이곳에서도 만납니다.

그것에 이곳에서는 어떤 반응 혹은 대응들을 하고 있었을까요.

어떤 일을 어떻게 마주하는가 하는 태도가 가치관일 것이고

이곳에선 물꼬의 가치관이 그리 드러나고 있을 것.


한데모임 전 ‘반짝 일꾼한데모임’이 있었습니다.

처음에야 좋기 누구든 쉽지요.

샘들도 아이들도 스물네 시간을 여러 날 함께 하다 보면 저 바닥의 모습들을 드러내며

온갖 갈등들이 드러납니다.

‘짜증도 내고 화가 난 목소리인 내 자신의 바닥을 느끼며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상원이가 찬오에게 기분 상할 말을 했습니다. 체스를 두다 서로의 아는 규칙이 달라 부딪쳤는데 상원이가 “거제도는 촌이라 그런 것도 모르는가 보다, 촌놈들은 다 장애인이다.”이런 식으로. 기분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너는 얼마나 잘나게 산다고 그러냐 찬오에게 쏘아붙이듯 혼내고. 상원, “그래요, 제가 다 잘못했죠. 제가 나가 죽으면 되죠.” 마치 나를 보고 있는 듯한 말투였습니다. 처음엔 적잖이 충격을 먹고 생각을 깊이 했습니다.

또 저녁때에 해미와 아린이가 싸우는 걸 말리면서도 해미가 같은 말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한계에 다다른 말투가 딱 나의 삐딱한 모습들을 보는 듯했습니다. 무척이나 슬펐습니다.”(가온 형님)

오늘 저녁, 여러 갈등의 중심에 있던 해미 문제로 그것은 극에 달하고 있었지요.

샘들이 고래방에서 160 계자 축하공연을 준비할 때

해미는 그곳에도 등장하여 피아노를 마구 치고 막대로 거울을 두드리고

경철샘이 야단을 치기에 이르고,

해미가 여러 아이들과 갈등을 일으킬 때 가온 형님이 나서서 화를 내기도 하고,

특수교사 아리샘이 등장하여 다친 일까지 생기고...

알고 가면 쉽지요,

괜히 공동체살이가 아닙니다.

어려운 줄 알고 그걸 마주하며 우리는 무서운 성장들을 경험하게 될 것.

계자의 절정에 산오름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안에서 밖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갈등을 푸는 한 방식이기도 하지요.

이제 그 모든 것을 풀어놓으러 내일 이른 아침 학교를 나설 겝니다.


해미도 마침내 비로소 자신과 마주하며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부엌 저 끝에서 교무실 이 끝까지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모든 사람들과 화해하고,

그리고 어른들과 아이들 모두 그를 안아냈지요.

다른 이들과 친하고 싶은 그의 마음을 이해하고, 하지만 서툰 그의 방식을 헤아리고,

그리고 그 속에 그와 다르지 않은 ‘나’를 만나고.

지금 막연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삶의 어느 날의 깊은 울림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한데모임이 이어졌습니다.

오늘쯤에 이르니 노래들도 노래 꼴을 좀 갖췄습니다.

새로운 노래도 또 더하지요.

주영이는 노래집 <메아리>에서 노래를 잘 찾습니다.

“가나다순이에요.”

“꼭 그런 것도 아니예요.”

그런데도 집중해서 금세 찾아내는 그니입니다.

오늘 일곱 살 민수가 유달리 신난 것은

뒷간을 다녀와 시원해서 그랬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뒷간 가는 일이 여기서는 그야말로 일이니까요.

불편도 하고 냄새도 나고 멀고.

앉아 강강술래를 익혔습니다.

‘강강술래는 이전 계자에서 내가 제일 재밌게 했던 활동이었는데, 고래방에서 한 건 아니지만 아이들 소리를 들으며 노래할 수 있어 행복했다.’(희정샘)


이런 때도 우리 뒤에서 움직이는 이들이 있습니다; 뒷배.

전체가 돌아가도록 하는.

‘내일 산에서 먹을 김밥 속에 들어갈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김치를 잘게잘게 썰었다. 발바닥이 너무 아팠다. 복숭아잼을 젓고 뒷정리를 하면서, 우리 엄마도 이렇게 밥바라지를 했겠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고, 밥바라지 샘들의 노고가 정말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게 들었다.’(지혜 형님)


한데모임에서 큰 남자아이들이 동생들로부터 항의를 받았습니다.

밤마다 시끄러웠더란 말이지요.

멀리 집 떠나 큰 녀석들이 끼리끼리 나름 신바람을 냈겠지요.

깊이 서로 우정을 쌓는 것도 좋을 일이지만

나 신나자고 다른 이들 살피지 못한 것에 대해 한소리 들었지요.

사과가 있었고,

오늘 밤엔 조용히들 들어간 잠자리.

샘들 하루재기를 위해 가마솥방에 막 모이고 있는데,

물 마시러 왔던 광민 왈,

“몰랐어요. 아이들이 말 안 해서. 더 일찍 알았으면 그렇게 안 했을 거예요.”

아, 그렇구나. 말해야지, 말해야 알지. 이심전심이라니요.

때로 우리가 하는 많은 실수는 잘 모르고 일어나기 쉬운.

한데모임이 있어 참 다행한.

그러자고 하는 한데모임일 테고.


연규샘, 나는 지금 행복하다, 갈무리글의 마지막 문장을 그리 쓰고 있었습니다.

저도 지금 행복하노니.

너도 나도 그랬을 밤이랍니다.

절정에 달했던 갈등들을 풀고 이제 큰 세계로 나아갑니다, 내일; 산오름!

또 떠오른 해는 또 어떤 날을 부를 것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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