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24.나무날. 축축한, 그저

조회 수 686 추천 수 0 2015.10.17 08:59:40


어제도 그제도 비가 흩뿌리듯 잠시 다녀갔고

학교 마당이고 길 아래 남새밭이고 감잎이 마구 뛰어내렸다.

바람이 오늘도 이어진다.

감잎 위로 또 감잎이 툭툭.

올해는 감이 많다. 이 가을 열매들이 다 그렇다.

하기야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일.

무를 솎아주었다.

올해도 배추는 유기농장 광평에서 심어 기르고 계신다.

“그런데 무가 형편없네...”

“그건 저희 걸 나누면 되겠네요.”

장순샘네에서도 물꼬 나눠 줄 몫까지 넉넉히 심었다는 배추이니

김장배추 걱정 하나 덜고 간다.


사람들과 둘러앉아 바느질을 했고,

이웃 어르신 댁에 들러 안마를 해드렸고,

10월 아이들 상담을 위한 예비만남이 있었고,

10월 빈들모임 할 천리포수목원의 숙소 확인을 했고,

한가위 다녀갈 혹은 안부를 묻는 연락들이 있었고,

책을 좀 들었고,

밤에는 붓을 들고 캔버스 앞에 앉기도.


손톱은 슬픈 일에 자라고, 발톱은 기쁜 일에 자란다지.

그런데 손톱이 더 잘 자란다.

삶이 그런 건 갑다.

그래도 어찌어찌 흘러가는 삶이노니,

개똥밭에도 이슬 내릴 날이 있고, 쥐구멍에 볕이 들기도 하면서.

장애물을 피해가며 결국 바다에 이르는 물이 아니더뇨.

명절에 충분히 쉬어가기, 그래서 가을맞기. 그대도.


논두렁 한 분이 명절 인사를 와서 하룻밤 묵어가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885 2015. 6. 6.흙날. 맑음 옥영경 2015-07-08 693
1884 2015. 4. 4.흙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15-04-29 693
1883 2015. 3.13.쇠날. 비 옥영경 2015-04-16 693
1882 2015. 2.18.물날. 싸락눈 옥영경 2015-03-13 693
1881 2015. 2.14~15.흙~해날. 맑음, 이튿날 비 옥영경 2015-03-13 693
1880 2014.10.13.~14.달~불날. 맑음 옥영경 2014-10-31 693
1879 2014. 6.29.해날. 오후 몇 방울 비 옥영경 2014-07-16 693
1878 2014. 6.27.쇠날. 비 한 방울 옥영경 2014-07-16 693
1877 2014. 5.15.나무날. 가끔 해, 그리고 바람과 바람과 바람 사이 옥영경 2014-06-04 693
1876 2014. 4.24.나무날. 흐려간 오후, 그리고 몇 방울의 비 옥영경 2014-05-23 693
1875 169계자 나흗날, 2022. 1.12.물날. 맑음 / 꽈리를 불고 연극을 하고 [1] 옥영경 2022-01-15 692
1874 2019. 9. 2.달날. 흐리다 비 많은 옥영경 2019-10-16 692
1873 2019 여름 청소년 계자(2019.7.20~21) 갈무리글 옥영경 2019-08-17 692
1872 2016. 7.16.흙날. 비 옥영경 2016-08-06 692
1871 2016. 6.10.쇠날. 맑음 옥영경 2016-07-06 692
1870 2015.12.24.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5-12-29 692
1869 2015.12. 5~6.흙~해날. 흐림 옥영경 2015-12-24 692
1868 2015.10. 6.불날. 맑음 옥영경 2015-10-31 692
1867 2015.10. 2.쇠날. 높고 파란 하늘 옥영경 2015-10-31 692
1866 2015. 7.30.나무날. 맑음, 보름달 옥영경 2015-08-05 69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