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들장마처럼 사흘째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시인 이생진 선생님을 모시고 하는 시 잔치 “詩원하게 젖다”를 빼고는

여러 계절의 빈들모임(* 주말학교)이 학교를 나가 있었습니다.

달골 명상정원 일에 손 보태자고 모이는 11월 14일 모임이

더욱 기다려지는 까닭입니다.

목이 길어진 11월의 나무처럼 동구 밖을 서성인다지요.


빈들모임에서 하는 밤 흐름 가운데는

실타래로 이어지는 일명 ‘숙제검사’라는 시간이 있습니다.

준비해온 글 영화 그림 혹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 달골 명상정원 모임에도 시 한 편씩(직접 쓴 것이든 다른 이의 것이든) 들고 오시지요.

함께하는 이들도 읽을 수 있도록 15편정도 복사를 해오시면 좋겠습니다.


시 하나로 끝인사에 갈음합니다.



길모퉁이에서


언제는 저렇게

오래 된 나무 속에

그 푸른빛이 들었다가

오늘 이렇게

어머니 생각을

하게 할 줄이야

언제는 이

몸뚱이에도

긴 그림자가 들어 있어서

여기서, 여기서

그림자 지워지도록

앉아 있을 줄이야


-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장석남/문학과지성사, 1995) 가운데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3022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6500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4561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4043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3916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3606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3664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2568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0799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3016
603 2010년 3월 빈들모임(3/26~28) 물꼬 2010-03-11 1949
602 2009년 9월 빈들모임 물꼬 2009-08-26 1944
601 4월 '몽당계자'와 '빈들모임' 물꼬 2009-03-20 1944
600 2009년 6월 빈들모임 물꼬 2009-06-09 1943
599 2011년 6월 빈들모임은 쉬어갑니다! 물꼬 2011-06-23 1939
598 [8.9~14] 2020 여름 계절자유학교(초등) file 물꼬 2020-07-13 1937
597 [11.28~12.4] 물꼬 stay 물꼬 2017-11-27 1937
596 10월 몽당계자 사진 올라갔습니다! 물꼬 2009-11-17 1937
595 장애아 보호자님께. 물꼬 2009-06-27 1937
594 근래 홈페이지의 잦은 닫힘에 대하여 물꼬 2010-01-20 1933
593 2009 겨울, 청소년 계절자유학교(새끼일꾼 계자) 물꼬 2009-12-14 1930
592 2009년 4월 빈들모임 물꼬 2009-04-11 1930
591 5월에는 물꼬 2010-04-29 1929
590 [2019. 2.22~24] 2월 어른의 학교(새끼일꾼 포함) 예비안내 물꼬 2018-11-18 1927
589 올 가을 단식수행은 물꼬 2012-09-29 1922
588 2009, 10월 몽당계자(백서른네 번째 계절자유학교) 물꼬 2009-09-19 1922
587 한가위를 쇠러 오실 분들께 물꼬 2010-09-10 1921
586 공연 그리고 배움소식(7월 28일 불날) 물꼬 2009-07-28 1921
585 논두렁이신 여러 님들께 물꼬 2009-02-24 1921
584 145 계자(7/31-8/5) 사진 올렸습니다 물꼬 2011-08-28 192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