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6일 물날 안개 자욱하다 기어이 비

조회 수 1426 추천 수 0 2005.03.17 01:57:00

< 3월 16일 물날 안개 자욱하다 기어이 비 >

봄밤임에 틀림없습니다.
서성이게 되니 말입니다.
비닐하우스에 통통거리는 비 소리를 오래 듣다 들어온 자정입니다.
물꼬에 모이는 힘을 잘 보여주는 한 예겠다,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문을 들어서서도 창을 통해 다시 넘겨다보았지요,
밥알식구들이 만든 비닐하우스.

요즘은 교무실에 늦게까지 홀로 있습니다.
일이 참으로 많은 교무행정자리이나 아마도 아직 일이 가늠되지 않아서인지
은주샘은 일찍 고추장집으로 가십니다.
안겨주는 일은 척척 잘도 하시지만
찾아서 하기엔 누구라도 시간이 필요한 거니까요.
게다 일상은 고달프지요,
아침어른모임은 6시 30분인데다...
그러고 보면 상범샘은
대기상태로(물론 '긴장'은 아니겠고) 늘 함께 있어주었나 봅니다.
무서울까 봐, 추울까 봐, 기계에 문제가 생길까 봐, 자료를 찾을까 봐...
게다 예 일이란 게 시작이 없고 끝이 없으니...
지난 달 와이키키해변에서 어린 날을 보냈던 한 섬을 떠올렸는데
섬을 떠난, 친하지도 않았던 한 아이의 이름 석자가 고스란히 생각납디다.
남은 이는 늘 떠난 이가 그리 생생한 모양이데요.
물론 저 역시 머잖아 그 섬을 떠났지만.

빛그림놀이를 오전 오후 내리 했습니다.
자기연구과제를 잠깐 확인만하고
(얼마나 아쉬워들 하던지...)
오전엔 이야기를 마저 만들고
("아이들이 해오던 호흡이 있어서" 잘한다시데요, 지영샘이),
오후엔 그림 작업을 했는데,
차 시간에 맞춰 지영샘이 나갔는데도
저들 공부시간을 잘 챙겨 그림을 내리 그리고 있습디다.
한 녀석은 해설자로 쓸 실인형을 만들고.
펼쳐보이기는 3월 26일 흙날 저녁에 하려합니다.
누구라도 함께 하면 좋겠지요.
이 골짝까지 기꺼이 걸음해준 지영샘, 고맙습니다!

문화관광부에서 생활친화적문화공간만들기 지원사업이 있었지요.
여든아홉 군데가 신청을 했고
열일곱 군데가 1차를 통과했더랍니다.
실사가 있었고,
마지막 선정 발표가 오늘이었네요.
어른들은 오가며 몇 번을 컴퓨터 앞으로 갑니다.
그러나 무소식입니다.
그리고 저녁,
이곳저곳에서 물꼬보다 먼저 안 사람들이 결과를 알려옵니다.
고맙고 감사하지요,
모두 모두 말입니다.
실사하던 날 시간을 쪼개 와주셨던 면장님도
이 일을 위해 내내 챙겨주던 자계의 박대표님도
그 날 자리 같이 했던 마을 어르신들도
공동체 식구들, 밥알 식구들, 우리 아이들,
그리고 물꼬에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의 눈길...
봄소식이 이렇게 대해리로 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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