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3일, into the depth

조회 수 1480 추천 수 0 2015.12.05 02:02:33
가을의 끝 즈음 엉겁결에 휴가를 얻었고 물꼬에 가고 싶었습니다. 11월 말, 12월 초라 추위를 걱정했는데 대해리의 날씨는 무척이나 맑았습니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돌탑 허물기에는 전연 기여하지 못했고, 일을 마치신 만휘샘, 장순샘과 짧은 저녁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갑작스런 방문이었던만큼 특별한 행사 대신 평범한 물꼬의 일상에 저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이웃들을 만나고 옥샘의 하루를 함께 했습니다. 준비해 간 두 권의 책은 미처 다 못 읽었지만 별똥별 지나간 하늘 아래 밤 산책은 무척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손으로 직접 했던 사과 잼과 모과청 만들기, 김장 담그기 등의 일도 즐거웠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저에게 여기는 생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물꼬는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해봤던 팔단금 아침 수행이나 가마솥 방에 걸린 액자 등 무언가 항상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대안의 대안으로서, 물꼬는 계속 자리하고 있고 그 형태는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친근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모습이든 응원을 멈추지는 않을 겁니다 :-)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오히려 모든 것에 깊이 다가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인투 더 와일드' 한국어판 책은 절판되었고, 중고가가 97,000원을 기록하고 있네요!

옥영경

2015.12.05 16:51:33
*.62.190.86

와, 절판에 그 가격이라...

내게 영문판 있음, 얇아서 읽어볼 만. 다행히 내가 볼 정도라면 그대는 아주 수월하게 읽을.

물꼬 소개 영상을 위해 가져간 것들 받을 때 그거라도 빌려줌세.


밤길이 좋았네. 여기 살아도 그럴 일 드물거든. 일상은 늘 일과 일이 이어달리기라.

정말, 겨울 하늘의 별똥별을 그대와 보았다니!

이웃의 김장, 외연을 넓힌?, 같이 손보태서도 좋았으이.

두 사람이나 되는 생일에 우리가 자리한 것도 뜻밖의 재미였네.


같이 꿈꾸는 시간이 벅찼다, 오늘에 있으면서 내일을 나눌 수 있어.

스무 살이었던 청년이 서른을 바라보네.

잘 커서 고맙다는 아이들의 날처럼, 아름다운 성장을 보는 시간이 나이든 이의 행복. 으윽, 늙었군, 하하.


보게 될 날이 길지 않길.

건강하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0076
5900 그동안 감사하엿습니다 secret 정해정 2004-05-31  
5899 옥선생님께 secret [2] 성/현빈 맘 2004-12-23  
5898 옥샘 전화한번 부탁드릴께요. secret 관리자3 2005-03-20  
5897 물꼬방문에 앞서서 secret 정은영 2005-05-31  
5896 눈이 아주 예쁘게 내렸습니다. secret [1] 장선진 2006-12-17  
5895 조만간 가네요... secret 장선진 2007-07-25  
5894 물꼬 선생님 안녕하세요 secret 김정미 2008-01-09  
5893 125계자 신청 secret 수나 엄마 2008-06-27  
5892 아옥샘 정우요 서정우요!! secret 최지윤 2008-07-10  
5891 겨울계자관련 secret [1] 김수정 2008-12-21  
5890 정인이는 어찌할지 물어봐주세요 secret [3] 최영미 2009-07-28  
5889 옥샘~ secret [1] 전경준 2009-10-23  
5888 옥샘 하나더 여쭤볼게있습니다. secret [1] 전경준 2009-12-08  
5887 옥샘께! secret [2] 김유정 2009-12-26  
5886 옥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secret [1] 김수진 2010-01-01  
5885 옥샘! 조용하게말할게여 ㅋ secret [1] 전경준 2010-01-11  
5884 새끼일꾼 계좌 이제야 입금했어요 secret [1] 2010-01-20  
5883 옥샘 !! 죄송하지만요... secret [1] 세훈 2010-03-20  
5882 새끼일꾼 계자에 관해 secret [1] 오인영 2010-07-14  
5881 옥쌤~ secret [1] 김아람 2010-07-1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