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3일, into the depth

조회 수 1455 추천 수 0 2015.12.05 02:02:33
가을의 끝 즈음 엉겁결에 휴가를 얻었고 물꼬에 가고 싶었습니다. 11월 말, 12월 초라 추위를 걱정했는데 대해리의 날씨는 무척이나 맑았습니다.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돌탑 허물기에는 전연 기여하지 못했고, 일을 마치신 만휘샘, 장순샘과 짧은 저녁 식사를 나누었습니다. 갑작스런 방문이었던만큼 특별한 행사 대신 평범한 물꼬의 일상에 저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이웃들을 만나고 옥샘의 하루를 함께 했습니다. 준비해 간 두 권의 책은 미처 다 못 읽었지만 별똥별 지나간 하늘 아래 밤 산책은 무척 마음 깊이 남았습니다. 손으로 직접 했던 사과 잼과 모과청 만들기, 김장 담그기 등의 일도 즐거웠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저에게 여기는 생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한 물꼬는 언제나처럼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해봤던 팔단금 아침 수행이나 가마솥 방에 걸린 액자 등 무언가 항상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대안의 대안으로서, 물꼬는 계속 자리하고 있고 그 형태는 변화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더 친근한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모습이든 응원을 멈추지는 않을 겁니다 :-)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오히려 모든 것에 깊이 다가가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인투 더 와일드' 한국어판 책은 절판되었고, 중고가가 97,000원을 기록하고 있네요!

옥영경

2015.12.05 16:51:33
*.62.190.86

와, 절판에 그 가격이라...

내게 영문판 있음, 얇아서 읽어볼 만. 다행히 내가 볼 정도라면 그대는 아주 수월하게 읽을.

물꼬 소개 영상을 위해 가져간 것들 받을 때 그거라도 빌려줌세.


밤길이 좋았네. 여기 살아도 그럴 일 드물거든. 일상은 늘 일과 일이 이어달리기라.

정말, 겨울 하늘의 별똥별을 그대와 보았다니!

이웃의 김장, 외연을 넓힌?, 같이 손보태서도 좋았으이.

두 사람이나 되는 생일에 우리가 자리한 것도 뜻밖의 재미였네.


같이 꿈꾸는 시간이 벅찼다, 오늘에 있으면서 내일을 나눌 수 있어.

스무 살이었던 청년이 서른을 바라보네.

잘 커서 고맙다는 아이들의 날처럼, 아름다운 성장을 보는 시간이 나이든 이의 행복. 으윽, 늙었군, 하하.


보게 될 날이 길지 않길.

건강하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26232
5678 좋은 한밤입니다. [4] 태희 2020-01-18 3076
5677 잘 도착했습니다~ [3] 태희 2016-08-13 3071
5676 건강하네요 [4] 이건호 2020-01-17 3066
5675 잘 도착했습니다. [1] 윤희중 2020-04-26 3060
5674 [펌] 유치원-어린이집, 출발부터 달랐다 물꼬 2018-10-24 3060
5673 잘 도착했습니다. [1] 이건호 2021-12-26 3055
5672 다시 제 자리로 [2] 휘령 2022-01-15 3033
5671 잘 도착했습니다! [2] 성ㅂㅣㄴ 2021-12-27 3033
5670 오랜만이었습니다. [3] 민교 2020-04-26 3024
5669 166계자 사진 올렸습니다. 류옥하다 2020-09-13 3006
5668 혜준 잘 왔습니다 [1] 일한 2012-08-12 2995
5667 책 소개: 정반대의 마케팅, 거기에 있는 무엇 물꼬 2018-08-29 2990
5666 Re.. 신선생님 !! 비밀번호 잊었어요.... 장은현 2001-05-07 2969
5665 잘도착했어요! [2] 예실이 2012-08-12 2962
5664 2012년 <성문밖학교> 신입생 전형을 위한 추가설명회 성문밖학교 2011-11-10 2953
5663 신상범선생님께... 유승희 2001-04-12 2944
5662 [답글] 어엇~? 이제 되는건가여? 관리자3 2004-06-03 2942
5661 154번째 계자를 마치고 온 아들을 보며.... [3] 느티나무 2013-01-11 2914
5660 잘 도착했습니다~ [1] 용균 아빠 2012-08-17 2914
5659 2기 방학캠프 참가자 추가모집 및 1기, 피스로드 마감 안내 image 피스 2011-12-01 291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