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1~22.흙~해날. 흐림

조회 수 672 추천 수 0 2015.12.14 05:37:00


이건 숫제 장마다!

긴 날 흐리고 비 내린다. 겨울에 눈 아니니 푹함이고.


21일 낮 2시 서울 서교동에서 ‘섬모임' 있었다; 아리 연규 철욱 장순 여진 영경

조금 일찍 모인 사람들끼리 점심을 먹었고,

모인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들을 꺼내 삶을 공유하는 것(물꼬에서는 ‘거울보기’라 일컫는다)으로 자리를 열었다.

‘자율은 무너지고, 기쁨은 사그라지고, 경험은 같아지고, 욕구는 좌절되고...’(1978년판인데도)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풍요에 사람들이 중독되고 그것이 문화 속으로 배어 생겨난 ‘가난의 현대화’,

그러나 ‘우리에게 위기는 선택의 순간일 수 있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스스로 만든 새장에 갇혀 살았다는 걸 깨닫고, 다른 삶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기적의 순간이 될 수 있다.’는데,

‘인간을 불구로 만든 전문가의 시대’에

‘지금은 전문가의 관리가 아니라 대중의 결단과 정치 행동이 필요한 때’라는데,

우리는 그럴 수 있을 것인가.

‘전문가의 지시 없이 의미 있는 일을 할 자유는 사라지고’

‘우리 사회의 대안은 평범한 사람들이 전문가가 끼워 넣는 필요에 부딪힐 때마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부정하는 능력에 달려있다’는데,

그래서 시장상품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하라는데,

우리 정녕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는 우리들을 둘러싼 현재적 삶으로 왔고,

총궐기대회를 곱씹으며 혹 우리는 여전히 80년대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지는 않은지,

나아가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이르렀다.


아리샘의 후기가 여러 날 뒤 있었다;

11월 섬 모임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늦었네요.

지난 11월 21일에 진행한 섬모임에는

고정 멤버라 할 수 있는 연규샘,

새로이 얼굴을 비친 여진샘, 철욱샘,

멀리 영동에서 장순샘과 옥샘이 함께 했습니다.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형성된(혹은 형성한) 전문가 집단에 의해, 우리의 몸과 의식이 얼마나 의존적으로 변형되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각성과 반성에 가까웠죠.

그리고 우리의 쓸모(가치)는 외부에 의해서가 아닌, 자립적 일상에서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것이라는 오래된 대안 : 이유 있는 실업

이것은 물꼬에서 늘 고민하고 실천하려는 "인간을 침해하는 것들에 대한 전복"과 궤를 같이하고 있었습니다.


연규샘의 후기도 있었다;

이제는 섬모임이 좋은 형태로 다져졌다는 생각이 들었던 지난 11월 섬모임이었습니다~

물꼬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더 좋은 관계를 다지는 재미있는 장이면서 동시에 깊은 얘기도 나누고 새로움 배움을 일으킬 수 있는 모임이라는 게 어느 정도 분명해진 것 같아요 :-)

특히 11월 섬모임 책인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를 읽으면서, 끊임없이 나를 초라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느끼게 하는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모든 가치의 기준을 상품가치로 치환하고 상품가치가 없는 것은 '쓸모가 없는 것'이라고 치부하는 분위기에 우리가 흔들지 않도록 우리의 가치와 진정한 가치를 되새길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감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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