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 달날 맑음

조회 수 1426 추천 수 0 2005.03.21 21:35:00

< 3월 21일 달날 맑음 >

주말 자기과제 확인부터 하는 배움방 시간입니다.
뺀질이 하늘이 지용이 채규가 오늘도 슬쩍 빠질 량입니다.
잘 몰라서 안했다는 하늘이의 발뺌도 두 번을 넘으면 상습이지요.
"물어보지?"
다른 이들이 얼른 한 마디 해줍니다.
아이들이 읊는 시를 봄날 아침에 듣는 것도 얼굴 펴지는 일이지요.
손발톱도 손보고
(이번 학기, 머리는 저들끼리 서로 묶어줍니다)
손풀기도 하면서
우리말 우리글 시간은 상수도 관리 문제를 글로 다룹니다.
비디오 시간까지 내리 세 시간을 용케도 보내는 이들입니다.

색놀이 하러 상주 푸른누리에서 연이샘이 오셨지요.
먼 곳에서 이른 시간은 힘들 것 같아
오후로 시간을 바꿔도 된다 말씀 드렸더랍니다.
아이들 손풀기 스케치북을 보며 감탄하십니다.
오늘은 명암에 대해 배웁니다.
흙이 그린 그림처럼 물이 그린 선들을 보느라
동쪽 개울에도 나갔더라지요.
마침 한 녀석이 들고 있는 레고로 만든 배도
좋은 학습 자료가 되었더이다.

이어진 일 시간엔 류옥하다 외할머니네서 온 나무 가운데
아직 덜 심어진 향나무랑 몇 나무를 심었더라지요.
강당 공사도 있을 예정이어서 아무래도 파헤쳐지겠다 더는 못심고
튜울립 나무 아래 있는 밭에다 임시로 묻었더랍니다.
젊은 할아버지와 김경훈님은 손발도 잘 맞아
아직 남은 나무를 열 그루나 더 심고
비실비실한 감나무 거름도 챙기고
황간에서 상토를 구해와 비닐하우스에 옮겨도 놓으셨네요.

간장집 불을 때러 올라가다 보니
아이들 한 패는 현관 처마 아래 마주 앉아 얘기가 한창이고
또 한 패는 마사토더미에서 함정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고
다른 한 패는 짓다만 귀틀집 곁에서 광물공장을 차려놓고 있습디다.
가마솥방 남쪽 창 아래 한창 관심을 가진 수경재배는
오늘 식구가 늘었지요.
참두릅, 포도, 인동, 마늘, 버들강아지 곁에
크리스탈이라며 아이들이 담아놨습니다,
그게 날마다 얼마씩 큰다데요...

저녁 밥상에선 물꼬 닭이 화제였지요.
"아니야, 열일곱 개야!"
예, 지금 세 마리 암탉이 품고 있는 달걀이 열일곱입니다.
"알 품을 땐 먹이를 주면 안돼요."
그러면 먹이 좇아 품기를 멈춘다네요.
이 풍요로운 북적거림이 좋은 것도
예 사는 까닭 하나겠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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