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오

조회 수 1300 추천 수 0 2001.10.05 00:00:00
'우리 동오'

여름에 명심보감을 하면서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앉아서 명하시면 앉아서 듣고 서서 명하시면 서서 들어라." 는 귀절을 첨 듣고 까르르 웃었더랬습니다.



얼마 전에 잘못한 일을 크게 나무라고 있는데

"앉아서 명하시면 앉아서 듣고 서서 명하시면 서서 들으랬지? 이모는 나한테 부모나 같으니까 나두 앉아서 들어두 되지?"

베시시 웃으며 그러더군요.

아마 다리가 아팠었나 봐요.

그 얘길 들은 동생은 "역시! 멋진 놈!" 하더군요.

근데 저는 마음이 아프더군요.

저녁 준비를 하는데,

"이모! 이 노릇노릇한 냄새는 뭐야?"

할 때두 마음이 아프고,

"이모가 우리 동오 많이 사랑하는 거 알아?"

"그럼! 알아"

"어떻게?"

"그냥 행동으로 알아."

할 때 아프고

"이모두 결혼해"

할 때

맘이 아픕니다.

뭘 알아서 하는 말이겠냐고 뭘 모르는 어른들처럼 저두 말합니다만

그래도 아픕니다.

이모 힘들게 하는 자기라서 태어난 게 안 좋다는 동오는

동오가 없었다면 이모한테 기쁨이 없었을 거라는 말에

이모가 죽으면 어떡해 합니다.

"이모가 죽을 때까진 아직 시간이 있고 그 때쯤 되면 동오한텐 이모가 필요없을 거야."

"왜?"

"그 때 동오는 한 몫 하는 어른 되어 있을 테니까."

"그래,ㅡ 결혼해서 자식 낳고 살 거야."

지가 방금 한 말은 잊은 채 또 그렇게 웃으며 말합니다.

아직은 어린 쪽에 가까워 다행인 동오는 그렇게 어른스런 면이 넘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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