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이번 일정을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남기지 못 하기도) 갈무리 글입니다.

글 차례는 별 의미 없는.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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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석:

여기에서 있는 내내 심심해서 이 세상에 하직(사표내는줄)하는 줄 알았다.


윤희중:

스무 살에 처음 물꼬를 알게 되어서 어느덧 10년이 지나 삼십대의 시작점이 되었다. 물꼬와 인연이 닿은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는 반환점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애정이 가고 나를 변화하는데 일조했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물꼬는 내게 소중하고 감사한 공간이다.

이번 빈들 역시 뜻깊은 시간들이었다. 일상에서는 어둡고 투박하며 마냥 아이같은 막내아들이라 생각하시지만, 물꼬에서의 저는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시 한번 저를 생각하고 더 성장하였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참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건강하서요.


김명순:

아침일찍 아들(희중)과 함께 가족나들이처럼 출발하며 영동톨게이트를 지나 산골로 접어들었을 때 꼭 고향으로 가는 기분으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물꼬라는 자유학교에 도착을 했을 때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시는 선생님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친정에 온,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우리 아들이 물꼬, 물꼬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더라구요. ‘누구’가 아니고 ‘우리’라는 느낌으로 활동하는 행동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좋은 분위기, 좋은 공기 많이 많이 안고 가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끝까지 함께 못하고 먼저 출발하게 되어 대단히 죄송합니다.

너무나 후한 대접을 받고 갑니다.

2016.2.18

희중 모 김명순


윤동현:

그동안 희중이로부터 많은 얘기를 듣고 선생님의 훌륭한 정신을 상기하면서 이곳으로 이동할 때는 많은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화창한 봄 날씨가 저희를 맞이해주고 물꼬의 가족들이 반갑게 맞이해주며 선생님의 가식 아닌 진성성의 마음으로 맞이해주셔서 너무나 감동이었습니다. 본 모습은 여기에 오시는 모든 분들이 거부감없이 대할 수 있는 모습에 정말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고 계시다 생각하며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희중이 어려울 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셔서 방황의 나날을 빠르게 정리해주시고 인간의 조건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힘써주신데 감사드립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셔서 그런지 마음이 무척 편안하신 것 같습니다.

이제 짧게 1박2일을 보내며 많은 것을 느끼고 할 수 있는 말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무어라고 말할 순 없지만 순순한 마음들이 모여서 자신을 내려놓고 희생정신으로 나 자신을 발전해가는 과정이 삶에 기본적 자세하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거쳐가면서 연어가 고향을 떠나서 먼훗날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이곳이 그리워서 선생님이 그립고 기댈 수 있는 보금자리라 생각하기에 누가 억압적으로 오라고 안 해도 자신들이 다시 찾는 것은 정말 이곳의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좋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을까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생각이 바뀌고 자신들의 마음과 육체가 건강해지길 바라면서 물꼬라는 학교를 잊지 않고 찾아올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 좋은 인연과 이곳에 계신 모든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이곳을 떠나 좋은 일들만 생기며 올해 한해 모두 노력하면서 사세요.


장화목:

2월 16일 제대를 하고나서 복학에 대한 걱정 또는 설렘이 매일매일 시간을 채웠었는데 이번 1박 2일 동안만큼은 그런 생각이 하나도 들지 않았다. 사실 내 생각에 빈들모임은 물꼬 오래 지내왔고 서로 잘 아는 사람들끼리의 모임이었다. 그래서 물꼬를 가고싶긴한데 빈들모임에 가도 되나라는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역시 물꼬! 그런 걱정을 했었던 내 자신이 창피할 정도로 너무도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물꼬에서만큼은 없어지는 것 같다. 이번 빈들을 통해(그동안 많이 알아왔다고 생각했지만) 더욱더 새로운 물꼬를 경험하였다.


백기옥:

항상 물꼬의 산과 바람과 산안개가 좋습니다.

마음이 유해지고 편안해지는 하루하루였습니다.

아이들의 외갓집, 나의 마음의 친정이기를...

처음으로 해본 수련.

내가 누군가를 항상 챙기느라 바쁜 날들...이었지요.

나나 잘~ 살아야겠습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다시 뵙기를...

p.s. 아리쌤, 연규쌤, 기표쌤, 여진쌤, 화목쌤, 주혜쌤, 희중쌤 가족, 장순쌤, 삼촌, 하다, 반가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기를.


배기표:

아... 내가 갈무리글을 다 쓰네.

안 쓰면 없어 보이니까...

원래 결혼할 사람만 물꼬에 데려오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만난지 얼마 안된 주혜를 꼭 데려오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

얼마나 갈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오래오래 긴 연애를 하고 싶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희중이형 가족이 먼저 간 것.

희중이 형네 아버님이 음... 나이에서 나오는 분위기가 전체적인 질?을 올려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먼저 가시니 그런 분위기가 없는게 좀 아쉬웠다.

다음에 주혜 데리고 또 올께!

(* 지난여름 계자였던가.

아이 1: 기표샘은 왜 옥샘한테 반말해요?

옥: 아들이다!

아이 1: 기표샘이 아들이었어요?”

아이 2: 그럼 기표샘이 하다 형 형이었어요?

옥: 아, 그런가, 그랬구나...

우리들 노는 양이 그러했네.)


공연규:

글로 정리하기에는 많은 것들이 담겨있었던 시간이었다.

계자처럼 흠뻑 젖어드는 질감은 아니었지만, 잔잔하고 편한 느낌이었다.

무언가 신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좋은 시간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고백하건데 시간이 지나면서 물꼬에서의 시간이 마냥 신나지만은 않아진다. 신나고 설레는 느낌은 적어지지만 그것이 나쁘다고는 생각안한다. 여전히 물꼬에서의 시간이 나에게 오랫동안 좋게 남기 때문이다. 값진 시간들이 이제는 잔잔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여진달까.

이번 빈들도 편안하고 잔잔하고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


한주혜:

1박 2일, 짧은 시간동안 잠시 ‘지구 밖’을 떠나 ‘물꼬’라는 새로운, 평화로운 행성에 온 기분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일을 했을 뿐인데 마음이 평온해지고 감격스러운 느낌을 왜 받았는지요. 같이 웃고 떠들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삼시세끼 밥을 나누어먹고 함께 일하고. 평범해보이는 일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동안 이 모든 일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살을 빼기위해 밥을 굶기도 하고 친구 말에 그냥 장난으로만 넘어가려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순수하게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밥해주시느라 고생 많으셨던 옥샘! 감사드립니다. 또 올게용!


전여진:

나는 21일간 지내면서 처음 빈들모임이란 것을 경험했다. 누가누가 오는지도 궁금했고 빈들모임 중에 하는 게 되게 궁금했었다.

명단을 보고 그냥 말로만 듣던 사람들, 오래전부터 알던 사람들이 와서 물꼬가 되게 꽉찬 느낌이 들었다. 하루 사이에 안지 오래된 사람들처럼 지나다 보니깐 정말 밖에서도 만나고 다니고 연락하고 그러고 싶다.

20명 가까이 되던 사람들이 가버리고 나면 물꼬가 되게 휑~해질 것 같다. 비록 내가 여기에 지내는 것도 이틀밖에 남지 않았지만 말이다.

정말 다음에 2월 빈들모임 멤버들로 다시 계속 만나고 싶다. 그리울지도 모른다.

p.s. 기표쌤하고 주혜언니 오래오래 행복하게 만나세요!


마장순:

저녁식사시간에 참석해서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아는 얼굴 처음 본 얼굴 그리고 따뜻한 얼굴들 만나서 반가웠어요. 요즘 항상 생각하는 어떻게 할까? 어떻게 살까? 오늘도 고민하게 하네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해요, 옥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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