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푹한.
고마운.
2016학년도 봄학기 여는 날 ‘첫걸음 禮’.
이른 아침부터 먼지를 털고 입춘첩을 다는 마음으로 문을 열다.
10시 손에 한 가지씩 들고 사람들이 들어섰고,
난로에 구운 고구마를 다식으로 차를 내고,
국수를 한 그릇씩 말아먹었다.
따숩고 유쾌했다.
오후, 학교에서는 한 농가의 파지 곶감을 다듬는 일이
(종이 아니라도 이리 말하기도. 궂은 날들에도 몸 보전한 것들)
이번 학기 첫 노동이었다.
그리고, 나흘의 지리산행.
아, 학기를 열고 닫으며 하는 여느 해 같은 산오름은 아니고
지리산 아래 몇 곳에서 판소리며 서너 가지 문화예술활동이 이어질,
같이 수행하고 밥해먹으며 가르치고 배우고 나눌.
누구네집 부엌이면 어떠리, 비어있던 아주 커다란 공간들의 쌓인 먼지를 털고.
큰살림이라 공간 넓고 그런 만큼 널린 것 많으니 어수선하기 더했다.
잠자리도 정리하고, 자리를 확보하고, 쓸고 닦고,
날마다 차를 달일 준비도 하였네.
인터넷이 안 된다, 글을 쓰고 보내려는데.
가끔 산마을의 깊은 밤에 더러 만났던 현상이라
예도 그렇겠거니 하고 접다.
아침이면 또 어찌 되리, 문제라면 해결하면 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