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18.쇠날. 비

조회 수 687 추천 수 0 2016.04.06 09:53:32


봄비다.

산마을은 한가하다.

물꼬도 조용하다.

잠시 비 멎었을 녘 봄들에서 풀을 잡다.


마을 한 형님 댁 혼례소식.

내일 서울에서 할 혼례잔치 준비로 부산.

마을에 알리지 않았다 해도

마을의 젊은네(그래야 50대 끝이거나 그 이상인)들 모였다.

점심들을 다 먹을 무렵에야 얼굴을 밀고 자리 함께하다.

앉아 있자면 노는 손이니

곁에 계신 분들 안마를 해드리고는 하는데,

그래서 경로당에 있을라치면 서로 내 곁에 앉겠다 할머니들이 다투시기도,

오늘은 환자 3호까지 있었네.

혼주 형님은 밤에 서울 길을 먼저 가실 거라 분주하셨다.

입고 올라갈 옷 다림질도 손이 비시기

내 하마 바지를 다려드렸네.

사는 일의 즐거움이 이런 것 아니겠는지,

좋은 날을 같이 준비하고...

올라가는 기차에서 문자를 보내오셨다, 고맙고 고맙다고.

군대 보낸 큰 놈이 주검으로 돌아왔을 때

모든 걸 접고 고향으로 찾아드신 분들이다.

작은 놈을 장가보내며 그 마음이 어떠시려나.


징병제.

20대 초반의 젊음이 분단국가에 태어난 죄로 군인의 옷을 입는다.

국가는 그렇게 한해 27만여 명의 청년들을 데려간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평균 150여명(1998년 이후 15년간 통계)이

가족에게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이 가운데 100여명은 군 헌병대 수사결과 ‘자살’로 처리,

국방부에서 돌아오는 것은 ‘사망 위로금 500만원’과 ‘죽은 아들의 시신’이 전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가족들이 법에 호소해도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데려갔으면, 지키고, 온전히 돌려보내줘야지!

요새 군대 참 좋아졌다?

그 좋다는 군대를 왜 유수의 재벌들과 정치인, 언론인, 고위 공직자의 아들,

유명 연예인 혹은 그의 아들들은 가지 않는 건지.

2008년부터 2012년 5년간 국적 변경을 통해 병역을 면제 받은 이들은 모두 17,000여명

(민주당 김광진 국회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대부분이 미국이나 캐나다들에서 태어난 이중 국적자였다.

입대를 앞두고 이 나라 국적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그들은 군대에 가지 않았다.

물꼬 아들들도 군대를 갔고, 가 있고, 갈 것이다...


근육통이 심하다. 지리산 갈 적엔 쉬지 않고 한 오랜 운전 탓인가 했는데...

파스를 붙여 다스려보지만, 여전하다.

갈비뼈라도 부러졌나.

그거 나 모르게도 부러지고 붙고 한다더만.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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