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1.쇠날. 맑음

조회 수 703 추천 수 0 2016.04.11 02:18:23


감자를 놓았다. 밭에 심었다는.

비 온다더니 말갰다.

달골에 물 주러 가야겄다.

그런데 내일 작은 굴삭기 작업 시작하며 다른 나무들을 심을 것이라

어차피 물을 써야할 것이기에 한 번에 하기로.

달골 올라 굴삭기가 할 작업들을 그려보고,

지우고 그리고 지우고 그리고,

그 다음 땅위에 석회로 기본그림을 그리다.

지도를 꺼내 골짝과 봉우리들을 꼼꼼히 살펴도 보다.

금룡샘이 사다준 지도.


세탁기와 냉장고 때문에 수리센터에서 다녀가다.

사람 한 번 부르기 쉽잖은 산마을.

그래도 이번엔 같은 회사 제품을 엮어 보이게 되었네.

달골 세탁기, “와, 20년은 된 거네요.”

그랬던가, 그랬군.

탈수 벨트를 갈아준 것만도 벌써 5년 여.

이제는 부품도 나오지 않는.

탈수가 시원찮은데, 잘 흔들어 가지런히 놓아가며 써야지, 뭐.

새 걸 구입하라는 조언은 무시하기로.

아래 냉장고도 벌써 10년 가까이 된. (고새?)

세월... 무섭다.

“거의 새 건데...”

달골 창고동에서 거의 쓰지 않던 것을

지난여름 가마솥방 곳간 냉장고 2호가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아 학교로 내렸던 것.

그런데 내용물들이 차지 않아 고쳐야지 하고 꺼두고서 시간이 흘렀던.

거의 쓰지 않았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습을 다 빼두었냐가 관건이라지.

아하, 그래서 문을 그리 열어두었던 거다, 재활용센터 같은 데서.

물론 우린 그러지 않았고. 알면 그랬고 말고.

그러면 30여만 원에 가까운 모터를 갈고서도 두어 달 작동하다 말 수 있으니

이 역시 새 걸 사라 권하다.

너무 말짱하고 깨끗하고 그런데.

일단 노는 냉장고를 수배해보기로.

가마솥방 곳간에 보조 냉장고가 있어야긴 하는데, 여름 계자 전까지 고민 좀 더.


대학을 들어간 한 아이의 방문,

뾰족구두를 신고 화장을 하고 먹을 걸 사들고.

“네가 사주는 걸 이렇게 먹는 날이 다 오는구나...”

몇 해의 계자를 다녀가고 청소년기를 보낸 뒤 대학생이 되어 온 또 다른 아이의 연락.

진만, 아마도 윤슬의 오빠임직한.

그리고 아리샘의 연락도 닿았다.

십 년, 또 십 년, 그리고 새로운 해로 가는 세월.

오래 본다는 것, 고맙고 고마울.

“청소할라 그러는데 엄마가 하라고 하면 하기 싫은...”

얼마 전 다녀갈 녘 거의 처음이지 싶게, 그것도 마흔 줄에 들어선 친구에게,

몇 마디 늘어놓을 일 있었는데,

그걸 또 고맙게 숙제처럼 안고 잘 풀어 오늘 소식 주었네.

고마운 사람들,

물꼬가 산마을에서 별 한 일도 없다 싶다가

그래도 이렇게 사람들이 남았구나 한.


오늘 달래를 보고 울컥하였네.

달래를 좋아하던 이가 있었다. 지금은 멀리 간.

이른 봄에 왔던 그에게 가녀린 몇 가닥이 전부였던 그 때의 밥상.

그런데 뒤늦게야 굵은 달래 무더기를 발견하고 못 멕여 안타까웠던.

그 달래 다시 굵고 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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