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민들레가 일제히 꽃등을 켰다,
고래방 앞 예전 소도가 있던 언저리부터.
눈부셨다.
벗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다.
“되는 집이여!”
오늘 최고의 낱말은 ‘되는 집’이었다.
그러니까...
며칠 전 면소재지 마을에서 장순샘한테서 바삐 연락이 왔다.
잘 키운 측백나무들을 밭주인이 그냥 캐가란단다, 밭을 팔게 되었다고.
키가 2m도 넘어 되는 것들.
가격만 해도 한 그루당 몇 만원씩 거뜬히 하는.
오늘부터 이틀을 작은 굴삭기로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樂’(가칭)에서 작업을 하기로 한 때.
오전에 밭에 가서 나무를 캐다 달골로 옮기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200그루도 족히 넘을.
사람들이 그랬다지, 되는 집이여, 되는 집.
꼭 필요한 그때, 바로 그것이 생긴.
고마울 일이다마다.
물고기 등(‘아침 뜨樂’은 산을 향해 입을 벌린 물꼬기 형상) 쪽 부분에만
먼저 50그루를 심었다.
굴삭기 앞에서 한 사람은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바쁘고
한 사람은 나무를 세우고
또 한 사람은 호스를 들고 물을 뿌리고
다른 한 사람은 오르내리며 필요한 물건들을 챙기고...
일이 빨라 호흡이 가빴다.
하지만 뿌리가 마르기 전 서둘러야지.
큰 굴삭기가 남긴 자잘한 작업을 하기로 했던 작은 굴삭기였는데,
오늘내일 나무 심는 것에 집중키로 했다.
그리고, 12학년이 된 아이가 기숙사에서 돌아와 하룻밤.
“이 엄마가 우리 엄마가 아니었더라면...”
(자식으로부터 듣는 최고의 찬사는 이런 게 아닐는지)
“아닐 수가 없지,
왜냐하면 네가 선택해서 온 거니까.
아이들은 저 살 집 지가 골라서 온대.”
저 위에서 아이들의 영혼이 아래를 내려보다가
삼신할미한테 저 집에 보내주세요 하고 오는 거니까.
“친구들이 맨날 엄마랑 싸워서 말도 안 한다거나
엄마 아빠랑 갈등하는 얘기 하는데, 맨날 공부하라고 하고...”
“우리도 그런 날 있었잖아.”
9학년 나이 때 이 아이 또한 격랑의 시간이 있었더랬다.
“우리는 서로 제 생활 열심히 하다가 이렇게 보는 날이 쉬는 날이니...”
고마울 일이다.
“뜸 오남용 아닌가...”
무릎관절을 뜸으로 다스리느라 문을 열어두어도 너구리굴인 방,
아들이 그랬다.
경사지인 ‘아침 뜨樂’을 오르내리느라 더 시큰거리는 무릎.
나아는 지는 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