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9.흙날. 흐림

조회 수 757 추천 수 0 2016.04.14 03:17:52


고추장집 앞 명자나무 꽃 붉다.

사택 고추장집과 된장집 사이 좁은 통로를 지나는 길에

무수한 꽃잎들 깔아놓았다.

된장집 창고 뒤란 커다란 매화나무가 준 선물이다.

몇 걸음으로도 봄날이 꿈결같이 아득타.


닷새 일하면 이틀은 쉬어 줘야더니

사흘 일하면 하루,

그러다 이틀만 일해도 하루 쉼을 필요로 한다.

어제 삽질했다고 오늘 아주 기진맥진.

해 중천에 떨 시간에야 겨우 아침을 열다,

휴일이라는 핑계로.


고등학생들 성적들을 좀 관리해주어야 한다.

물꼬가 할 수 있는 일이라야 마음을 고르는 걸 돕는.

지친 어깨를 풀어지게 돕거나 처진 마음을 올려주는 일.

중간고사들을 끝내고 모이기로 한다.


오후에는 조각이불 만드는 작업을 좀 하다.

마음이 수선스러울 때 바느질 또한 얼마나 고마운가.

그런데, 뒤판을 너무 여유 없이 잘라버려서야 아이고 했네.

치수도 한 번 더 확인하기, 자르기 전 한 번 더 생각하기.

붙일 수야 있겠지만 자국이 남지, 번거롭고.

그러는 사이 애초 생각했던 것과 좀 다른 크기가, 좀 다른 형태가 되기도.

그래도 이불이지. 그 기능이 달라지진 않지.

설혹 그 기능을 못하면 또 다른 용도로 쓰면 될 일.

어른이 안 되면 아이 걸로,

이불이 아니면 현관 깔개로 얼마든지.

원래대로가 아니었다고 하여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님!

세상 일 또한, 사람 일 또한 그러하지 않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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