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사전투표를 한 덕분에 오늘은 잘 쉬어가기로 한다.
낮 수업도 없는 데다 저녁 체육활동 수업도 쉬기로 한 바.
하여 영화 몇 편.
로드 루리 감독의 <더 트루스:무언의 제보자; nothing but the truth>(2008).
기자가 자신의 취재원을 지키느라 가족까지 잃는.
쉽지 않은 길이다.
뭐 그렇게까지 지킬까 나는 엄두도 못 내지 싶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그 취재원이 누구인지를 알면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지키고 싶은 것들이 있다! 그게 아이라면 더욱.
가볍게 <완전범죄 프로젝트; get the gring>(2012).
잘 보지 않는 류. 액션 범죄물.
하지만 아이를 지켜낸다는 의미로 닿았던.
앞서의 영화에 이어져 더욱.
홍상수의 열두 번째 영화 <북촌방향>.
영화는 계속 처음처럼 시작하고 또 시작하여
하나의 줄거리로 쓸 수 없이 마치 북촌의 골목길처럼 얽혀있지만
놀랍게도 우리 자신에게로 다 모여진다.
그의 대부분의 영화들처럼 비루한 우리 삶네를 너무 천연덕스럽게 보여주어
그만 낯이 뜨거워지는 장면들.
어쩜 바로 내 삶 곁에 있는 살아있는 인물들, 혹은 나.
우리 정말 그리 말하고 살지, 그리 살아가지, 그리고, 또 그리 살아갈 테지.
영화는 어느새 자막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극장에서 드디어 <Zootopia>(2016)를 보다.
인종차별, 성차별, 지역차별, 정치적 이상과 실천, 성장, 그런 주제들도 돋보이지만
“I really am just dumb bunny”(나는 그저 멍청한 토끼였을 뿐이야.)
역시 최고의 대사는 여전히 동일하다.
토끼 경찰관 주디가 자신이 상처 준 여우 닉을 찾아가 사과하는 장면.
우리 자주 타인에게 상처 주고는
번번이 ‘본의 아니었지만 미안하다’ 사과를 가장한 자기변명을 하지 않더뇨.
사과란 것이 어떤 것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생각하다,
그 진심!
아, 최고의 캐릭터는 나무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