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樂’을 걸었다.
그렇게 걷고 싶었고, 마침내 그리했다.
햇발동 거실에서 먼저 지적도부터 보았다.
여기는 대해리, 큰바다마을, 그런데 정원 모양이 물고기.
‘아침뜨樂’의 맨 위 쪽부터 갔다.
“진짜, 물고기 입이네요!”
그 아래 아가미 같은 저수지,
둑에서 내려다보며 정원을 한 눈에 보고,
오른쪽으로 돌려 큰 소나무를 보았다. 차경(借景)이라!
내 울타리 안의 것만 내 것이던가. 둘러놓고 보는 경치도 내 것이라.
“멋져요!”
눈동자로 놓인 ‘돌확’.
“여기서 나왔어!”
“신기해요!”
라비린트를 보고 내려와 아고라도 갔다.
“와, 정말 뭔가를 하고 싶어지는 공간이네!
시잔치를 여기서 안할 수가 없네.”
아리샘이 소리쳤다.
내려와 아침 해건지기.
차곡차곡 돌을 쌓듯 절을 하였다.
자신의 생활을 정돈했고, 마음을 가지런히 하다.
‘우리자리’.
봄자리 꽃자리를 건너 우리자리에 이르다.
뒷정리를 하고 갈무리글을 썼다.
사람이 이리 살아야지, 이번 빈들 자주 했던 말들이다.
사는 일이 뭐라고,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미워하기에 생이 너무 아깝잖여,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자.
미워하지 않았고, 미워하지 않으며, 미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어느 아픈 인연에게도 들려주고픈 말일지니.
사람들이 떠났고, 읍내 한 형님댁에 잠시 들리다.
가죽김치와 손두부 두모와 오징어젓갈을 싸주시다.
마음 흥건해지는 곁들이
건조한 마음을 축여도 주고 날 선 마음을 누그러뜨려도 주고
그렇게 우리 한 생이 간다.
사람 때문에 죽고, 허나 또 사람 때문에 사는.
달골로 드디어 잠자리를 옮겼다. 마침내 왔다.
겨울 지나 달골로 옮기는 거처인데, 이제야 왔다.
좋다, 이 고요, 이 편리함까지.
달골로 오르는 짐을 같이 옮기고픈 벗이 있었다.
그가 묵었던 방문을 열자 시간들이 와르르 쏟아져 한참을 움직이지 못했다.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도 그렇게 우리 마음에 살아갈지니.
부디 평안하시라.
예년 같으면 파리에 있을 봄날 며칠이다.
올해도 기회가 왔다. 그러나...
12학년인 아이가 딱 하나 부탁한 고3 시간에 대한 지원은
어머니 올해는 한국에 계셔주셔요,였다.
그거 못할까.
할아버지의 재력과 아버지의 무관심과 어머니의 정보력이 대학을 보내는 거라는데,
그저 한국에 있어만 달라는데.
그나저나 파리의 거리가 궁금도 할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