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5월 3일 새벽 5시.

물꼬 누리집에 글 좀 올리고.

태풍같은 비바람.

그래도 현판을 끌어내리고 게시판도 뒤집었던 지난 바람보다는 나은.

밤새 마을을 흔들고 집채를 들었다 놨다,

때로 바람은 바깥에만 부는 게 아니었다.


1일부터 오는 8일 해날까지 5월 가정학습주간에 맞춘 ‘범버꾸살이’.

30일과 1일 이틀 예비교사연수가 이어 있었고,

오늘부터 연신 사람들이 드나들 것.

그런데, 운동장에서 텐트를 치겠다던 두 가정이 거친 바람으로 일정을 꺾다.

오늘내일 이틀 일정을 내 준 것이라 다른 날은 또 곤란하겠다.

두세 가정, 혹은 두세 모임 정도만 하루 안에 넣으려.

한 가정쯤 상담만 하고 나가는 것 더하여.

“옥샘이랑 그저 밥이라도 먹었음 했는데...”

“팔자려니 하시기로.”

다시 어느 주말 다녀갈 수도 있으실 터.

누가 그랬더라, 옥샘 계신 곳이 물꼬라고?


서둔 아침이었다, 비 온다는 소식.

달골 햇발동 현관 앞 데크를 며칠 전 비올 때 닦았고,

예비교사연수가 있던 주말 사람들이 공동작업을 하는 결에

목재보호용 도료를 칠했더랬다.

남겨진 마지막 한 줄은 장식물들이 있어서 빼내고 물기를 말리던.

얼른 나가 칠하고, 덧칠 아직 않았던 몇 줄도 마저 칠하고.

볕이 좋아 다행.


이번 봄 학기 하기로 한 바깥 체육활동은 어느새 끝으로 치닫고 있다.

돌아오는 길에 면소재지에서 2년여 만에 황실다례 하는 이들을 만나다.

면소재지에 가게를 하나 열었는데,

시간 맞춰 수업 가기 바쁘거나

들어오는 늦은 시간 때문에 늘 지나치기만.

얼마 전부터 연락 오갔고 오늘 보기로.

그간 다례 시연회도 못하고 있었더란다.

나 역시 통 못하고 있었으니.

하지만 날마다 차를 달이고 마시는 시간으로 충분했던.

5월 마지막 주에 있을 지역축제 하나 논의.

중심행사에서 진행 혹은 사회를 맡기로 한 바.

그나저나 마신 막걸리 때문일까, 머리가 좀 지끈.


여럿의 소식을 들은 하루였네.

20여 년 전 함께 일했던 옛 동료가 얼마 전 다녀갔더니

다시 내일 들어온다는.

물꼬에 손 보탤 일들을 위해 현장을 다시 확인하고 치수도 재고

무엇보다 같이 얼굴보고 얘기도 나누기 위한.

비 올 때 올라오겠다던 장순샘, 농사일을 몰아하느라 힘이 다 빠졌기

물날 충남대 다녀오며 댁으로 들리마 했다.

고추 5천 포기 심을 일이며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樂’일이며

두루 일정을 논의해야 하는.


유진샘의 글도 닿았다.

요새 하는 고민을 풀어놓은 끝에 유정샘이랑 만나 나눈 이야기를 보탰다.

“옥샘은 어떻게 늘 그리 행복하실까...”

무슨!

찡한.

내 마음인들 지옥이 없을까.

마음이 지옥일 때도 빨래처럼 빨고 널어 간단다.

볕 좋은 날, 바람 좋은 날, 널었던 마음 빨래처럼 고솜하게 볕도 닿고 바람 한 줌도 묻고,

그렇게 그렇게 생이 간다.

인간은 늘 ‘갈망’하는 존재라,

어쩌면 영원히 행복할 수 없을지도 모를.

역설적이게도 그 사실에 깨어있을 수 있다면 우리 늘 행복할지니.

하여 행복하고,

그러하기 그대도 행복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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