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아있어서 힘이어야겠습니다.

조회 수 1030 추천 수 0 2001.11.16 00:00:00


4334.11.16.흙날.



생각의 나아감도 여유겠습니다.

끼어드는 생각은 많으나

그것이 앞으로 가지는 않습니다.

난삽하게 여러 생각이 엉켜있는 요즘,

그 심란함은 예외없이 사람을 쳐지게 합니다.

그러나,

별일만 없다면 내일도 내가 살아서 밥을 먹을 거라는,

그 시간에 대한 느긋함은

또 사람을 끌어올려주기도 합니다.

쓰면서 기분이 나아지네요.

어디로든 어떻게든 길이 되겠지요.



하다 잘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내온 한글공부 책들을 얼마나 즐기는지

하룻밤에 쉬지않고 다 하자 하는데...

한 아이의 앞날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이 한 생은 또 어떤 색깔로 살아갈지...



노래가 위안이 됩니다.

어쩜 저토록 아련한 빛깔이 있을까 싶은 보라색꽃 나무를 올려다보다가도,

하다랑 공원을 산책 하다가도,

뒤뜰에 나가 담배를 물다가도,

물끄러미 바람이 오가는 길을 보다가도,

혼자 깨어 마당을 거니는 한 밤에도,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사람에게 위안이 되는 거리가 참 많기도 하구나...



새 대륙에 온지 한 달도 넘어되었네요.

아마도 이런 시간들을 적응이라고 할 겁니다.

좀씩 익어갑니다.

그게 '말'이란 건지,

'뿌리내리고 살던 곳을 떠나'라는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날이 많이 차졌겠습니다.

감기도 들고나겠지요.

잘 살아있어서 서로 힘이어야겠습니다.



세 번째 이동입니다.

집에는 전화가 없습니다.

받는 건 모바일로 하고 거는 건 공중전화를 씁니다.



5/28 Parnell st. Strathfield NSW 2135 Australia



이 곳에선 꼬박 석 달을 머물 참인데,

어디 살아봐야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26434
5758 단식수행-감사한 봄날이었습니다. [3] 연규 2021-04-23 2509
5757 봄 날씨가 너무 좋네요 [1] 필교 2021-04-18 2590
5756 4월 빈들모임 기대되요! [1] 진주 2021-04-02 2645
5755 잘 도착했습니다:) [1] 유진 2021-03-02 2602
5754 잘 도착했습니다. [1] 진주 2021-02-28 2591
5753 잘 지내고 계시죠? [3] 까만콩 2021-02-22 2736
5752 [펌] 재활용 안 되는데 그냥 버려? 그래도 씻어서 분리배출하는 이유 물꼬 2021-02-21 12057
5751 [펌]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 물꼬 2021-02-19 2624
5750 자주 오네요 ㅎㅎ 귀여운 댕댕이들 보고가요 image [1] 제주감귤 2021-02-18 2811
5749 코로나 백신.... image [1] 제주감귤 2021-02-17 2587
5748 측백나무 잔여 16그루 후원합니다... [3] 익명 2021-02-10 2661
5747 드디어 계자글이...^^ [1] 토리 2021-02-09 3926
5746 167계자 사진 올렸습니다. [1] 류옥하다 2021-02-08 2374
5745 왔다갑니다 ㅎㅎ image [1] 제주감귤 2021-02-05 2675
5744 감사드려요~! [1] 수범마마 2021-01-25 2494
5743 1월도 곧 끝나가네요 image [1] 제주감귤 2021-01-25 2550
5742 안녕하세요 선생님! [1] 장여원 2021-01-23 2356
5741 저는 인교샘입니다. [1] 이건호 2021-01-23 2232
5740 좋은 한낮입니다 [1] 이세빈 2021-01-23 2328
5739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1] 이건호 2021-01-23 234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