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흙날 빗방울도 다녀가고

조회 수 1320 추천 수 0 2005.04.16 14:01:00

<4월 9일 흙날 빗방울도 다녀가고>

예린이 생일입니다.
아이들 캔 쑥으로 떡을 해서 수선화를 꽂았습니다,
다른 꽃도 많았지요만은.
수선화는 이제 예린이 겁니다.
꺾으려면 물어보셔얄 걸요.
축하떡이 너무 예쁜 예린이, 나눠주는 게 더디자
더 먹고 싶은 채규와 정근이의 속이 타고 또 탔더랍니다.

호숫가 나무 아래에선 종족싸움 나라싸움 따위들을 다루며
형제들이 흘리는 피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인류애란 말이 어떤 의미인지,
우주애란 또 무엇인지 살펴보았지요.
나무를 떠나기 전 이런 물음도 던져보았더랍니다.
"종이란 무엇입니까?"
"화장지 없을 때 구겨 똥딱개로 쓰는 거요."
채규가 얼릉 대답합니다.
저마다 생각도 많고 할말도 참 많지요.
"나무를 가공한 거요."
"나무를 가공한 것은 다 종이입니까?"
"기록할 수 있는 것!"
"어, 그럼 내 손에 쓰면, 내 손이 종이야?"
저들끼리도 가장 최선의 정의를 위해 탁구공처럼 말이 날아다닙니다.
"써서 혼나지 않는 것! 식탁이나 벽에 쓰면 혼나요."
혜린입니다.
시계도 무엇인가 물어봤지요.
시간의 흐름을 움직임에 따라 나타낸 거라 정의하데요.

읍내 춤추러 가는 날이지요.
"참, 대단합니다."
지난 주에 차를 끌어주신 신동인님은
'울릉도 트위스트'에서부터 '감자꽃'에 이르기까지,
'서울에서 평양까지'에서 '애국가'까지,
'아기염소'에서 판소리 '사랑가'까지,
아이들이 불러대는 그 많은 노래들에 혀를 내두르셨댔지요.
오늘은 조은희님이 운전해주셨습니다.
째즈댄스 기본 춤에 차차차를 익히고 있답니다.
한 가락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지요,
지난해부터 몸을 흔들어대더니 앞에서 쉼 없이 동작을 이어가는 샘을
열심히들 그럴 듯하게 따라갑니다.
돌아오는 길엔 목욕도 하고
색놀이 샘 연이샘의 부모님이 하시는 자장면을 먹으러 갔더랍니다.
조은희님 김주묵님 김경훈님 김정희님이
때밀이로 함께 하셨더라지요.

이달 밥알모임 첫날입니다.
밥알 식구들이 와서 농사일도 살피고 잔손 볼 구석구석도 돌보시고
김상철님은 경운기로 논 천평을 다 갈아엎으셨더랍니다.
주말마다 와서 손발 보태시는
한태현님, 신동인님, 김영규님에 대한 칭송도 높았지요,
시간이 남아서 오는 걸음이 아니란 말이지요.
아, 오늘 밤도 날이 밝도록 가마솥방은 훤합니다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554 5월 14일 흙날 맑음 옥영경 2005-05-20 1208
553 5월 13일 쇠날 씻겨서 신선한 옥영경 2005-05-16 1252
552 5월 12일 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5-05-16 1256
551 5월 11일 물날 비갰다 한밤에 다시 쏟아지다 옥영경 2005-05-16 1457
550 5월 10일 불날 겨울과 여름을 오가는 옥영경 2005-05-14 1313
549 5월 9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5-14 1342
548 5월 8일 해날 날도 좋지요 옥영경 2005-05-14 1208
547 5월 7일 흙날 안개비로 꽉차 오다 맑았네요 옥영경 2005-05-14 1273
546 5월 6일 쇠날 밤사이 선물처럼 다녀간 비 옥영경 2005-05-08 1324
545 5월 5일 나무날 오후에 비 옥영경 2005-05-08 1261
544 5월 4일 물날 맑음 옥영경 2005-05-08 1267
543 5월 3일 불날 짱짱한 하늘 옥영경 2005-05-08 1320
542 5월 2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5-08 1316
541 4월 30일-5월 1일, 호남경샘네 식구들 옥영경 2005-05-08 1474
540 4월 29일 쇠날 뿌연 하늘, 산불 때문에? 옥영경 2005-05-08 1240
539 4월 28일 나무날 시원찮게 맑음 옥영경 2005-05-08 1397
538 4월 27일 물날 벌써 뙤약볕 옥영경 2005-04-29 1701
537 4월 26일 불날 맑네요 옥영경 2005-04-29 1495
536 4월 25일 달날 맑음 옥영경 2005-04-29 1342
535 4월 24일 해날 부옇게 맑은 옥영경 2005-04-29 135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