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한바탕 왔겠다, 서울.
네 편지 오늘에야 열었다.
주에 한 번이나 겨우 통신을 할 수 있는 이 곳이다.
아느뇨, 내가 멀리 있단 거.
너랑 보낸 날들을 돌아본다.
학교 둘레를 돌며 들꽃 하나 하나를 들여다보던 그 이른 영동의 아침,
아름다운 날들이 우리를 얼마나 풍성하게 만들드뇨.
너를 알아서 고맙고
너를 기억하면 환해진다.
건강하여라.
참, 불행히도 니가 보낸 '어머니가 참 좋다!'는 못들었다.
이 집 컴이 그건 또 안되네.
그래도 좋다. 참 좋다.
혼자 장에 가신 어머니를 찾다,를 흥얼거린다.
물꼬 잘 가꾸어주길.
니가 물꼬에서 혹 받은 것이 있다면
또 다른 아이들과(너의 후배들이 될테다) 그것을 나누길.
맘 푹한 겨울이거라.
; 오스트레일리아, 영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