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6.22.물날. 흐림

조회 수 670 추천 수 0 2016.07.16 11:59:59


비 소식이 있다가 사라지고 사라지고

그렇게 날은 애를 태우고 또 태운다.


여름일정 공지.

일정을 잡다보니 계자 일정이 한 주 늦어졌다.

해마다 사람 가장 많이 몰린다는 휴가기간이 올해는 주말이랑 겹치길래

일정을 그리 두었다.

이미 2016학년도 한해살이에 공지도 그리 나갔었고.

그렇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것도 아닌데,

재작년 아일랜드 다녀오는 한 달 일정으로 예년과 달리 한주를 늦춰봤던 적도 있어

그냥 그리 하자고들 했네.

어렵다는 시절,

어학연수는 보내도 국내 캠프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는데,

거기다 학습적인 게 아니면 갈수록 아이들이 준다는데,

물꼬도 역시 아이들 일정은 규모가 해마다 줄어가고 있는데

(대신 청소년과 어른 일정은 커졌다. 자연스레 어른의 학교 비중이 더 커진),

이 여름은 또 어떨꺼나.

게다 혹 내년 있는 물꼬 안식년을 올해로 잘못 기억하고들 계신 건 아닐까 작은 걱정도.

어쨌든 우리들의 여름은 시작되었다!


시 잔치에 와서 차를 내주셨던 샘들께 점심을 대접하자 했는데

한 분과만 대표 식사했네.

행사를 끝내면 다음 주엔 이런 게 또 정리일정에 들어가는.


한밤 모임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간다 하기 다리 걸쳤다; <me before you>

‘그가 이별을 준비하는 동안 나는 사랑에 빠졌다.’

표지에 그리 썼던 책.

잘나고 그만큼 저 잘난 줄 아는 남자가 교통사고로 사지마비가 되고,

괴팍하고 독특한 패션 감각을 지닌 긍정적이고 발랄한 여자가 그를 간병한다.

남자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자신을 위해 안락사를 결정하고,

여자는 그를 사랑하게 되지만 남자는 자발적 안락사의 길을 바꾸지 않는다.

그가 유일하게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죽음이었던,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었던.

잘난 시절을 다시 맞을 수 없어, 의지대로 되지 않아 불행했고,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죽음 때문에 그는 행복했다. 정말? 아마도.

여자의 불균형적 옷 입기, 마구 긍정성,

누군가 딱 옥샘이네 해서였는지 정말 나인가 하며 보기도.

인물 말고 캐릭터, 캐릭터가 말이다.

그러나 그 너머 더한 부정성과 무난한 옷 입기도 있음, 나, 나 말이여, 하하.

맑고 착한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해 생각했네.

그리고 안락사와 존엄사를 또한 생각했네.

때로 소극적 안락사를 존엄사로 같이 보기도 하지만

존엄사는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의 자연적인 죽음인데 반해

소극적 안락사는 의도된 죽음이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어떤 적극적인 행위에 의해서 생명을 끝내는 것과

연명치료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생명을 끝내는 것의 차이.

존엄사가 그 어떤 형식을 띄든 그건 자연사와는 분명 구분이 될 수밖에 없을 것.

인간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 어떠한 치료중지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게 반대론이지만

나는 ‘의지대로’한 남자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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