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3~4. 해~달날. 창대비

조회 수 702 추천 수 0 2016.07.21 08:36:30


달구비고 뚝비고 작달비고 발비고 작살비고 채찍비고

그리고 억수비다.

된장집 새던 지붕을 새로 이어주고 간 민수샘과 금룡샘이 고마웠고,

진돗개 장순이집 ‘호텔 캘리포니아’를 마련해준 원석샘이 또한 고마웠다,

이리 창대비 날 준비를 다 해주었으니.


노는 것도 젊을 때라.

대구 국카스텐 콘서트를 가서 얼마나 뛰었던지,

그예 녹초가.

돌아보니 6월 내내 쉬지 않고 밀고 온 일정이었다.

시 잔치 끝내고도 숨 돌릴 겨를 없이 날을 보냈네.

온 긴장이 풀리며 달날은 종일 앓았더라.

여러 사람들이 오며 감기를 달고 왔더니

그만 몸살감기도 대해리가 좋다고 가질 않았네.

침을 삼키기 어려울 정도로 목 보꾹이 따갑고,

콧물 재채기 게다 온몸이 욱신욱신.

우선 파스를 곳곳에 붙여놓고

마침 폭우 쏟아지고 어둑한 덕분에 자다 깨다 쉬다를 반복한 하루였다.

이런 중에도 병아리는 자라고 있더라.

여기서 난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들.

세상이 어째도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또 그리 살아가나니,

우리 아이들이 온전하다면 그럴 것,

우리가 잘 지키고 있다면 그러할 것.


나이를 먹어가며 나날이 기운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기억력도 그리 비례한다.

하기야 진즉에 아이들 수업에서도

“얘들아, 나는 금세 잊어. 용량이 작다니까.

이젠 다 얘기해줬으니 나중에는 너희들이 내게 알려줘!”

그래왔더랬지만.

이젠 메모를 해두어도 더 설명을 늘여놓지 않으면

시간 조금 흐른 뒤엔 통 무슨 말인지를 모른다.

그런데 산골 일상이 힘에 좀 부치기라도 한 날엔

잊을까 해두는 기록조차 할 생각을 또 잊는.

에고 에고, 이제 아이들을 더욱 기대는 날들이네.

아, 이제 곧 여름 아이들이 북적일 대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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