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 계자 부모님들께

조회 수 1526 추천 수 0 2016.08.05 10:18:09


물꼬입니다.


비가 많으면 많아서

날이 매서우면 매워서

이리 더우면 또 더워서 걱정들이 많으십니다.

그렇지요, 아이 내놓는 마음이.

 

대해리도 덥습니다.

두어 걸음만 옴작거려도 땀이 삐질거립니다.

그런데 좀 나아요.

심지어 한낮 불볕더위에 본관 골마루는 바람 솔솔 얼마나 시원한지요.

계곡 물 서늘하기로야 두 말이 필요 없고,

꼭 나무 그늘 아니라도 그늘에만 들면 무에 그리 덥다고들 하느냐 싶습니다.

해 넘어간 뒤 마당 퍼질러 앉으면

아, 충분하다, 그런 마음이 절로 들지요.

저녁이 내리면 그제야 온갖 존재들이 참았던 숨을 쉬느라 부산해

소리 소리로 산마을이 꽉 차고 있습니다.

 

그래도 불판 더위 한반도라 하니

어느 때보다 이곳도 더운 기온이 덮치듯 몰려와

다른 계자들과 시간 흐름을 좀 다르게 꾸리려 합니다.

저녁 밥상을 물린 뒤 모둠방에서 하던 한데모임을 밀고

고래방으로 건너가 채운 열기보다 더한 대동놀이를 먼저 하고,

밤마실을 나갔다가 한데모임을 모깃불 피우고 마당에서 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낮에는 낮잠도 자고,

하루 두 차례도 가던 계곡이지만 한 번 나서서 더 많이 계곡에 머물까도 합니다.

예년 여름이라면 정상을 밟던 산오름 길도

올해는 너른 계곡을 중심으로 오르려 하지요.

삼도봉을 향해 미나미골로 오르거나 민주지산을 향해 쪽새골로 올라 되밟아 돌아오던 길을

이번에는 티벳길이라 물꼬가 이름붙인 은주암골로 들어 동굴을 하나 들여다보고

되밟아 내려와 너른 계곡에 오래 머무르려 합니다.

 

믿고 맡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이들의 어머니라면, 아버지라면 어찌 하였을까 생각합니다.

정성스런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하늘처럼 섬기겠습니다.


그늘과 함께하는 여름이시기.

 

2016년 8월 5일 쇠날

자유학교 물꼬 절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6130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9226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7310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6802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6662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6328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6343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5272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3500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5602
906 자유학교 물꼬 첫돌잔치에 초대합니다. file 물꼬 2005-04-13 2794
905 2005년 봄, 백세 번째 계절자유학교 안내 file 물꼬 2005-04-27 3087
904 "봄 밤, 꽃피는 밤" 2005 찾아가는 가족콘서트 안내 file 옥영경 2005-05-02 2890
903 2005년 봄, 백세 번째 계절자유학교 자유학교 물꼬 2005-05-22 2289
902 마당춤극을 펼쳐보입니다(5/27) 물꼬 2005-05-25 2062
901 2005년 여름, 백네 번째 계절 자유학교 자유학교 물꼬 2005-05-31 3179
900 2005년 6월에 있는 계절자유학교 물꼬 2005-06-09 3115
899 2005학년 여름 계절학교 일정 안내 file 자유학교 물꼬 2005-06-29 4029
898 극단 초인의 <기차> 무료공연 (물꼬에서, 8월 3일) 옥영경 2005-07-27 2303
897 2005 민건협 여름캠프가 물꼬를 위해 열린다던가요... file 물꼬 2005-08-09 2519
896 물꼬가 드리는 선물 하나 - 풍물 사흘 특강 물꼬 2005-08-14 2142
895 아이들 맑은 기운이 키운 저농약 포도를 팝니다! 물꼬 2005-08-29 2179
894 대해리문화관 개관기념잔치에 초대합니다! 물꼬 2005-08-29 2332
893 달골 포도즙은 계속 팝니다! 자유학교물꼬 2005-09-22 2275
892 2005 가을, 108번째 계절자유학교 신청 안내 file 자유학교물꼬 2005-10-03 1919
891 2006학년도 입학 과정 file 자유학교 물꼬 2005-10-07 2646
890 2005 가을, 108번째 계절 자유학교 안내 자유학교 물꼬 2005-10-07 2742
889 공연 <가을산 들래들래 업고서> : 10월 23일 해날 1시 30분 물꼬 2005-10-19 2647
888 2006학년도 입학과정 안내 자유학교물꼬 2005-10-31 3023
887 특별건축기금 마련 자유학교물꼬 2005-11-07 270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