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16.흙날. 비

조회 수 664 추천 수 0 2016.08.06 02:19:57


    

차인 한 분이 차모임을 통해 선물을 보내오셨다.

물꼬 참 귀한 공간이라며 당신 줄 수 있는 걸 나눈다는.

차 도구를 연구하시는 분으로

직접 깎은 차시에 아낀다는 찻잔도 몇.

언제 모임을 나가 가져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고마울 일.


김천에서 차를 덖고 산을 타는 벗이 이웃과 함께 건너왔다.

금룡샘도 동행.

달골 ‘아침뜨樂’과 나무 이야기를 나누었네.

복날 음식을 해서 내다.

조옴 더워야 말이지.

“해먹 하나 선물 받았는데 물꼬 보낼게요.”

아이들이 하도 올라타서 금세 찢어지는 해먹이더니

또 그리 생겼다.

 

부엌 바닥을 저 구석까지 엎드려 닦다.

가끔 하는 일이지만 긴 시간의 때들이 밖을 나온다.

이런 순간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는다.

손이 닿기도 하고 닿지 못하는 것들,

닿을 때도 있고 닿지 못할 때도 있는 것들,

눈에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는,

존재하나 모르는,

그걸 안다 한들 그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

그런 게 다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그런.

그저 살 일이다.

그저 애쓸 일이다.

그저 지극하게 우리 생의 끝에 닿을 일이다.

 

12학년을 건너가고 있는 아이가 말했다.

“입시와 교육은 같이 근본적으로 갈 수 없는 일인데,

 그게 같이 가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입시는 특정인을 선발해야 하고, 교육은 보편에 대해 다루는 것이지.

입시는 선별이고 교육은 포용.

입시는 경쟁이지만 교육은 너그러움의 문제이라.

용하게 생각을 잃지 않고 갈 수들 있길.

그저 매달려가지 않고 생각을 좀 하며 걸어가기.

모든 고3 수험생을 향해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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