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가마솥방에선 남자 셋이 삶아놓은 다슬기를 까고 있었다.
다인 한 분이 다슬기 국을 직접 끓여주신 밥상이었다.
현관 앞에서 잠깐 난 짬에 뿌리로 작은 소품도 하나 만들어주셨다.
“처음엔 좀 말 많으시다 싶더니 그러실 만하네요.”
농을 건넸다.
말 만큼 몸을 쓰실 줄 아는 분이여 보고 배울 게 많았다.
월류봉에서 이틀째.
하룻밤을 묵은 분들을 보내드리고 연규샘을 맞아 함께 강가에 갔다.
어제 보고 배운 대로 다슬기 잡기.
한 가득 실어 담고 어스름녘에야 대해리로 들어왔네.
어제처럼 돌도 둘 안고 와 달골 명상정원 라비린스에 부렸다.
여러 곳의 기운들을 그리 모아보려.
머리를 맞댄다고 꼭 나아지는 건 아니지만
집단지성의 성공 사례야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있지.
고민과 부담만 많다가 닥친 일에 밀리기도 하며
여태 떠다니다 강가에 밀려난 나무둥치처럼
여러 달 씨름하다 그예 해야만 했던 일 하나,
몇 샘의 피드백도 받다가 오늘은 연규샘까지 더해서 최종안을 만들다.
제도학교 진출 3년 차 12학년 류옥하다도 일주일 방학이라고 날마다 대해리를 들어오기로 한 날.
한밤에 들어와 새끼일꾼들 밤참 해주듯 식구들에게 국수를 말아주다.
소쩍새는 울어대고.
사람의 목소리가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
재잘거림이 경쾌하게 우울을 가셔주기도 하는데,
이 밤 가마솥방이 그러하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