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22.쇠날. 맑은

조회 수 692 추천 수 0 2016.08.06 02:31:04


 

연일 기온은 최고치를 갈아치운다.

아침수행부터 땀이 몸을 물처럼 타고 흐른다.

 

민수샘 금룡샘 연규샘이 같이 움직인 하루.

저녁에는 금룡샘이 나간 자리로 장순샘 들어오다.

달골 唱鼓棟(창고동) 들어가는 세 문에 이름을 붙였다,

마치 잘 꾸린 물건 하나를 마지막으로 정리하여 여미듯.

노래 부를 창에 북고 자.

출력일을 하는 금룡샘한테 부탁했던 일이다.

물꼬 곳곳에 그렇게 남은 흔적이 한둘이 아닌. 고맙다는 말을 두고두고 남발할.

빨래방에 계절 지나 빨아두었던 신발들을 이제야 숨꼬방으로 들이기도.

뒤란 아이들 뒷간에서는 해우소 앉는 구조 바꾸기.

직각으로 돼 있어 털썩 앉게 되고 일어서기도 엉거주춤해야 했던.

민수샘이 여러 날 고민했고,

연장들을 실어와 작업을 시작하자 금룡샘이 바라지를 했다.

민수샘은, 정말이지 일을 잘한다! 그것도 마음을 다해서 한다!

그러니 곁에서 어찌 감동을 않고 배우지 않을 수가 있으려나.

부엌에서는 복날 음식을 냈네.

땀을 얼마나들 흘렸으려나.

“올 여름 들어 가장 더운 날인가 봐.”

 

품앗이 샘 하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 한다.

오래 침잠하고 있던 그이다. 흔히 잠수탔다고 하는.

아내고 자식이고 누가 있었으면 싶더라고,

자신을 끌어내주었으면 싶더라고.

아, 몰랐다.

충분히 침잠하고 나면 때 되어 일어서려니 했다.

애정 깊으나 기다리기만 했다.

벗이라고 가까이 있는데도 나오라고 끌어내주지는 않았다.

미안타, 미안타, 미안타.

맞다, 때로는 다른 이의 손을 잡고 동굴을 나오기도 한다.

나와주어 고맙다.

와주어 고맙다.

그가 다시 그런 시간을 맞는다면 온 힘 다해 손을 뻗으리.

 

멀리 경주에서 계자 신청 하나.

오래 전 말을 통해 맺은 인연이다.

드디어 아이들 자라 이곳을 온다.

물꼬는 그렇게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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