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하는 아침수행.

물꼬에서 하는 모든 활동에는 늘 갈무리시간이 있다.

평가 뭐 그런.

“오늘은 어떤 마음이 오고갔습니까?”

자신의 날섬을 마주하고,

바닥에서 자신을 끌어올리는 일에 대해 생각하였더라지.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를 존경한다는 것이 일부터 백까지가 아니라

7번, 8번 만으로도 그를 존경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좀 됐다 싶어도 또 꺾어지고 나뒹굴어지는 게 사람이더라,

사람이 원래 그런 존재, 그러니까 사람이지,

그렇게 자신을,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에 대해 얘기들을 하였네.


계자 준비위.

어제는 연규샘이, 오늘은 태우샘이 들어왔다.

“여기는 올 때마다 조금씩 변하지만 또한 올 때마다 그대로네요.”

일곱 살 때부터 누나를 따라 계자를 와서 청소년기를 보냈고,

얼마 전 군대를 제대했다.

수험생, 군인으로 4년 여의 공백이 있었네.

곧 미국으로 떠나 공부를 하기 전 잠깐 보태러온 손이다.

여행자보험과 글집(계자 자료집)이 오늘까지 정리되어야 한다.

“야아. 그대 이거 해주러 왔구나!”

군대에게 행정병으로 일했던 그는 그렇게 적절하게 또 일을 도왔네.

연규샘이 서울의 금룡샘께로 출력본 원고를 보내다.

 

한 국립대 사범대에서 교육연수 신청,

일정을 잡아보았다.

계자는 끝나야지.

그 마무리도 해얄테고.

9월 첫 주 정도의 주말로 잡아볼까 한다.

학기 중에는 충남대에서, 방학에는 교원대에서

훌륭한 친구들이 연대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축은

이곳에서 초등 계자를 경험하고 청소년계자를 하고 새끼일꾼을 거쳐 품앗이샘이 된 이들.

날마다 물꼬에 기적을 경험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옥수수를 좀 실어다드리려는데...”

“저녁을 같이 드시지요?”

퇴임한 논두렁 한 분과 점심을 나누고 돌아오니

준태샘이 저녁 밥상에 앉기 몇 시간 전에 들어와

비닐하우스인 옛 목공실 창고 바닥과 천장 청소를 다 끝내놓았다.

손이 미처 못 가고 있더니...

누가 그런 일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지붕 비닐에 고인 물을 다 빼내주고

바닥 구석의 낙엽들이며를 긁어내주고

옛 숨꼬방 목공실도 정리를 했더라.

서각에 쓰라고 민수샘이 가져다 준 켠 느티나무들,

그 사이사이 나무 조각들 넣어 바람이 통하게도 해놓았다.

아, 누가 그럴 수 있으려나.

날은 또 얼마나 더웠던가.

“대접 받을라고 온 게 아니라 대접 받을 짓을 하려왔지요.”

고맙고, 또한 잘 배운.

 

저녁밥상엔 이웃마을 장순샘도 오랜만에 건너왔다.

날이 이리 말라비틀어져 밭에서 연일 얼마나 고생하고 있을 거나.

그런데, 그 역시 옥수수를 실어왔다, 계자 앞두고.

선생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도 있었다.

계자가 정말 코앞이네...

다들 물꼬에서 내는 별미를 흡족하게 먹었고,

차를 달이고 또 달여 마셨다.


샘들과 밤 10시에야 손님들을 보내고 교무실.

서너 시간은 아직 할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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