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쇠날,

불날부터 계자준비위가 꾸려지고 나흘째; 연규샘, 태우샘, 휘령샘, 정환샘, 화목샘.

내일이면 162 계자 미리모임.

어제 서울 35.7도,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하고,

충남 홍성 기상관측 사상 최고 33.2도, 강원 홍천 올해 들어 최고 35.4도.

대해리도 더웠다.

14일까지 비 소식은 없다.

 

아침수행.

막연히 용서받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였다는 한 사람은

정작 자신은 남을 용서하고 있지 않음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하고,

걱정과 불안의 엄습으로부터 무방비인 마음을 어찌 할까 물었다.

자신의 절은 앞에 있는 그대를 향한 엎드림이었다는 이가 있었고,

오래 곁을 지켜준 도반에 대한 깊은 애정을 새삼 생각한다고도 했다.

잠시 멈춰서서 뒤돌아보는 걸음, 해건지기는 그런 시간이라.

달골 명상정원 ‘아침뜨樂’ 들머리에 룽따를 걸고도 내려왔네.

 

밥바라지 혹은 그 사이에도 언제든 찾아들 수 있는 이들을 위해

비워둔 사택을 청소하고 이불을 거풍하고,

옷방의 이불들도 빼내 볕을 뵈다.

부엌선반들이며 양념통들을 닦고.

옷방 옷정리는 또 언제 하지,

냉장고 정리가 아직 되지 않았고,

그렇게 못 한 일은 또 못 하며 지난다.

 

장을 보러 나가야 한다. 흙날엔 아무래도 안에 있어야 한다.

더구나 밥바라지 엄마가 따로 없이 샘들이 부엌도 꾸릴 계자이라.

후반에는 보육원에서 국장님이 손을 보태기로 했으니 수월할.

그런데, 계자의 앞부분에 붙어줄 밥바라지 엄마가 이제야 일정이 결정되어 연락이 왔다.

일은 또 이리 되나 보다.

그렇더라도 처음 오는 이가 쉽지 않을.

좀 더 안정적인 전체 조감을 위해서도 아무래도 오늘 장을 봐야겠다 한다.

 

나가야 하는데, 낮 두세 시 나서겠다는 계획은

1시간이 늦어지고 2시간이 늦어지고, 결국 저녁 밥 때에야 나선.

샘들도 그제야 밥을 해먹으러 모였다.

이곳의 움직임에선 밥만 챙겨줘도 일을 더는 것이라,

게다 정환샘이 있다면 그리해볼 만도.

“계속 하는 걸로!”

“메뉴만 정해주시면 할 수 있어요.”

정말 할 수 있겠단다. 해보기로.

시간을 또 그리 벌어준.

교사 임용을 준비하는 정환샘은 그 부담감으로 계자는 못하지만

다음 주말 어른계자에서도 밥바라지 뒷배로 붙기로 했던 바.

이런 청년들을 보고 있으면 그의 부모님이 궁금하다.

어머니가 워낙 요리에 일가견이 있으신데다 정환샘이 그걸 즐기기도.

 

밖에서 장을 보는 동안

샘들은 달골 올라 청소를 이어가다.

주말에,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계자 앞뒤에 사람을 들이지 않으려하지만,

달골에 묵어가는 열의 식구들이 있어 그 맞이채비.

그 일까지 더해져 계자준비위의 움직임이 더 많기도 하였을 게다.

오늘도 자정을 넘긴 샘들이었네.

내일은 드디어 162 계자 미리모임이다!

우리는 '자유학교도'들이고, 계자는 우리들의 '부흥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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