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헌아, 참말 오랜만일세.
영지는 잘 있누?
어머님은?
초등학교 동창이신(어머니와) 아버님은?
기억하고 찾아오고 하다 안부까지 묻고,
고맙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가끔 니가 신부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참 따뜻하고 유쾌한 신부가 될 터이다.
우리 학교 잘 챙겨다고.
새끼일꾼 마지막 이름을 달았겠구나.
이젠 품앗이 일꾼으로 오겠네.
2004년 자유학교 문여는 잔치마당에 너를 초대함.
멀잖다.
건강하여라.
다예와 수민에게.
보내준 글 잘 읽었다.
먼 곳에서 받는 소식이란 이를 데 없이 기쁘기 마련.
기억해줘서 고맙구나.
함께 한 시간이 적지도 않았지.
참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영동의 색깔들을 떠올려본다.
다예는 무엇보다 저수지 얼음판에서의 사건이 젤 먼저 생각나고
수민이는 대구에서 어느 기자 왔을 때 조목조목 당당하게 물꼬 얘기 해대던 기억이 먼저 나네.
너네 부모님은 어쩜 너희같은 아이들을 두셨을까.
어른들은 잘 계시누?
건강하고
물꼬의 원로들로서 아이들 잘 건사하고 샘들 많이 돕고.
물꼬 잘 지키길.
머잖아 가마.
안녕.
건강할 것.
물꼬 사람들임을 우리 자랑스러워 하자.
물꼬의 꿈을 다른 이와도 나눌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