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18.나무날. 맑음

조회 수 704 추천 수 0 2016.09.08 02:30:38


샘들은 아직 계자 중.

계자 후속 작업이 이어지는 한 주이다.

교무실에서는 계자 기록을 챙기고,

서울로 간 연규샘은 샘들이 사이사이 찍은 사진을 모아 보내고,

샘들의 평가글들이 하나씩 들어오고.


금룡샘은 아이들이 하도 매달려 앞으로 쏟아지듯 한 그네를 다시 매주고,

지난해도 당신이 맸던 그네이다,

아이들이 해먹은(계자 한번 끝나면 급기야 그리 찢어지는 해먹을 우리는 그리 일컬었다)

해먹을 걷어내고 새것을 달아주고,

인교샘네가 여럿 보내준 해먹,

마른 빨래를 걷어오고, 돌려놓은 빨래를 널어주고.


오후에는 금룡샘과 학교아저씨가 면소재지를 나갔다 왔다.

마지막 힘을 쏟는 풀들을 한가위 앞서 베야할 것이라.

예취기를 고쳐오고,

쌓인 병들도 내다 팔고, 도대체 얼마나들 누가 저리 술들을 마셨던가,

다녀간 이들의 흔적이라,

장도 보고 왔다.

장순샘이 건너와 같이들 저녁을 먹다.

계속 고추를 따내는 날들.


계자는 끝났는데, 계자 문의가 몇 있었다.

계자를 하는 중에도 보낼 수 없겠느냐는 청주에서 온 전화가 있었다.

교육은 유구한 주제일 것이라.

“처음 알았어요.”

그리들 말했다.

물꼬는 정말 변방에 살고,

물꼬는 후미진 나라에서도 구석진, 흙더미에 묻힌 시간들 속에 있는가 보다.

해마다 다큐멘터리를 찍는 시간은 그래도 간간이 사람들이 알았는데.

대안학교들을 모아놓은, 그래서 그 학교들에서 하는 계절학교도 같이 실린

그런 화면에 물꼬가 있지 않은지 오래이다.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살아간다.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일이 이 세상 어딘들 그렇지 않더냐.

아는 걸 우리는 연이 닿는다 라고 말할 터.

연이 닿으면 만나고 고마울 일이라.

그런데, 때로는 말이다, 만나지 않아서 다행한 연도 있을 것.

만나 기쁘다면 우리 생의 또 하나 커다란 축볼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2254 2016. 8. 4.나무날. 뫼르소의 태양 옥영경 2016-08-10 677
2253 2016. 8. 5.쇠날. 맑음, 한반도 불판 옥영경 2016-08-10 817
2252 2016. 8. 6.흙날. 불볕 / 162 계자 미리모임 옥영경 2016-08-10 883
2251 162 계자 여는 날, 2016. 8. 7.해날. 소나기 / 아이들은 훌륭하다 옥영경 2016-08-10 1098
2250 162 계자 이튿날, 2016. 8. 8.달날. 멀리 천둥, 저녁 소나기 / 내가 받아들여진 경험 옥영경 2016-08-12 1033
2249 162 계자 사흗날, 2016. 8. 9.불날. 구름 좀 / 보글보글과 구들더께의 날 옥영경 2016-08-16 1035
2248 162 계자 나흗날, 2016. 8.10.물날. 폭염이라는데 / 보글보글과 도깨비몰이, 그리고 반딧불이 옥영경 2016-08-17 1002
2247 162 계자 닷샛날, 2016. 8.11.나무날. 맑음 / 경주 39.4도, 우리는 숲(은주암골)에 있었다 옥영경 2016-08-18 1105
2246 162 계자 닫는 날, 2016. 8.12.쇠날. 맑음, 유성우 / 기적 옥영경 2016-08-19 919
2245 2016 여름, 162 계자(8.7~12) 갈무리글 옥영경 2016-08-19 1180
2244 2016 여름 어른계자 여는 날, 2016. 8.13.흙날. 맑음, 전국 사흘째 폭염특보 옥영경 2016-08-26 849
2243 2016 여름 어른계자 이튿날, 2016. 8.14.해날. 밤 비, 전국 나흘째 폭염특보 옥영경 2016-08-26 771
2242 2016 여름 어른계자 닫는 날, 2016. 8.15.달날. 갬 옥영경 2016-08-26 726
2241 2016 여름 어른계자(8.13~15) 갈무리글 옥영경 2016-08-26 1015
2240 2016. 8.16.불날. 맑음, 말복 옥영경 2016-09-08 726
2239 2016. 8.17.물날. 맑음 / 주인샘의 새벽이 문을 열고 나왔네 옥영경 2016-09-08 787
» 2016. 8.18.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6-09-08 704
2237 2016. 8.19.쇠날. 맑음, 달 좀 봐! 옥영경 2016-09-08 675
2236 2016. 8.20.흙날. 맑음 옥영경 2016-09-08 805
2235 2016. 8.21.해날. 맑음 옥영경 2016-09-08 74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