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25.나무날. 빗방울 둘

조회 수 798 추천 수 0 2016.09.18 14:48:48


많이 덥고, 모기는 물고, 일은 원활치 않고, 뭔가 불편하고

그런 저녁이었다.

무더위는 계속되었다. 35도.

그나마 아침저녁 불어주는 바람이 숨통을 틔운다.


불편함이 어떤 사건 혹은 현상으로 현현하고는 하는데,

모든 일은 한꺼번에 닥친다 그런 말인 듯도 하고,

불편한 상황이 마음을 얹잖게 하건 편치 않은 마음이 일을 그르치게 했건,

하기야 그럴 테지, 평화롭지 않은 마음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그것으로 일이 틀어지고,

마음에 걸린 일 하나 있는 속에 달골을 나서는데,

차가 뻑뻑했다.

그늘을 좇아 창고동 마당 들어서기 전 비탈 아래 언덕을 기대 세워둔 차였으니

낙엽이며 나뭇가지며를 밟고 나오는 소리이겠거니,

그러며 이미 차를 움직여 달골 이를 때의 마지막 커브길 정점에 올라섰는데,

아무래도 수상하지, 내려 바퀴를 보니...


차 바퀴 펑크.

움직인 차를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이었다.

올해 대해리는 도로 공사 중.

길을 넓히고 있다.

그 길에 있던 경로당 건물을 부순 잔해 이리저리 널려있어

그곳을 지날 땐 늘 조심했는데...

한동안 마을 밖을 나갈 일 없었으니 아무래도 거기 수상타.

못이었다.

음... 휠이 좀 걱정이 되긴 하였으나 경사를 타고 급하게 내려가는 길이니

그 결로 아래까지는 가자 하고 움직이다.

더럭 무서웠다.

조금 너른 곳, 계곡 다리 머잖은 곳에서 결국 차를 세우고 긴급출동을 요청.

"빵구 때우려면 넓은 곳으로 내려오셔야는데..."

"가볼게요."

다시 움직여 주춤거리는 걸음처럼 조심조심 다리를 건너 차를 세웠네.

멀리 비가 묻어오다 두두둑 쏟는데,

아...

하지만 다행하게도 겨우 몇 방울 던지고 멈췄다.

"교장샘이 왜 이러고 계세요?""아, 차가 펑크나서요...."

"우리 아들도 요 앞전에 두 번이나 그랬는데, 못이 백혀서..."

밭에 다녀오던 전복렬 할머니 그러셨다.

면소재지 도로 공사 때도 차들이 여럿(우리 차도) 못이 박혀 펑크 났던 적 있었더랬지.

아무래도 느리게 가면 낫지 않을까.

조금 더 조심해서 다니기.


모든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도 가지만

또 어떤 일은 그냥 그 일일 뿐이다.

때로 순간순간을 특수교육에서의 과제분석처럼 쪼개서도 볼 일이고,

그러면 마음결로 담백해지는 듯.

오늘 그저 차가 펑크났고, 메웠고, 저녁에는 저녁의 일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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