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하고 자서 '싹'하고 일어나기로 한 아침,

같이 해건지기로 열었다.

전통수련으로 몸을 풀고 대배로 백배하고, 호흡명상으로 맺었다.

이불을 털고 정리하고 씻고 아침 밥상.


다시 마무리 노동이 있는 오전이었다, 호미 들고.

고래방과 옛 목공실 사이, 고래방과 앞 꽃밭 사이, 옛 목공실 둘레의 풀 뽑기.

마음을 다할 때 참 보기 좋더라.

배움을 서로에게 일어나지.

나 역시 건강한 젊은이들이 던져준 배움으로 느꺼웠네.

많지 않은 나이들에도 어찌 저리 견실할 수 있는 걸까 싶더라, 또 본 영지샘은 더욱.

지난계자에 주인샘을 보며 연규샘이 그랬지, "주인샘은 스무 살 맞아요?".

그러게, 어른스런 이들이 있다.

(품앗이샘들이 달고 다니는 말처럼 물꼬 와서만? 꼭 그렇기만 하겠냐만, 물꼬는 사람을 그리 만든다데, 하하)

그런 이들을 보고 또 다른 이들이 배우지.

'내'가 바르면 '나' 역시 선생일 것, 보고 그리할 것이니.


갈무리모임.

지낸 시간들을 정리하고,

교사로 서서 우리가 무엇을 말하고 행할 것인지 다지는 시간.

"좋은 세상에 누구든 살고 싶지,

그런 세상을 원한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될 것!

훌륭한 선생이 되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건사하고 가꿀 것!"


마지막 밥상.

"물꼬 빵 너무 먹고 싶었어요!"

지난봄엔 뭘 먹었지, 아하, 후렌치토스트와 토스트에 잼이었다, 샐러드와.

먹는 게 중한 이곳, 몸도 많이 움직이니 뭐라도 아니 맛날까.

"어째? 오늘은 감자샐러드가 들어간 샌드위치네..."

"괜찮아요! 그것도 맛있을 거에요. 다음에 또 먹으라 오죠."

올해가 가기 전 한 번 더 연수를 하기로.

"그런데, 정원이 8명만이에요?"

승용차 두 대로 움직이기 좋은, 그리고 여기서 일이 되도록 하기 좋은.

식구들까지 열둘이 밥상에 앉으니 밥상 차리는 규모도 딱 좋은.

강의를 나가는 대신 이곳에서 하는 워크캠프라면 또 모를까.

"예비교사 연수로는 이만치가 좋네."


"어여 가."

미적거리는 떠남이었다.

그리고, 참가비를 냈는데도 봉투를 또 하나 내밀고 갔다.

이 역시 이들에게 마치 전통처럼 되어버린 일이네.

회비를 모아 장을 보고 남은 걸 물꼬 후원금으로 주고 간다.

고마울.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을 땐 돌아가 차 한 잔 마시라 해야겠으이.


사람들 나가고 다시 어두워오는 하늘, 그러다 마른비 잠깐.

해먹을 풀어 빨래방에 걸어두었다.

비 오나 눈 오나 걸려있던 해먹,

아무렴 젖고 볕 쬐기를 반복하면 쉬 헤지고말고.

여름을 지나 새것을 다시 걸면서는 비 올 때마다 거둬들이기로 했다,

큰 해우소 뒤도 주차장 쪽도.

소소한 일들을 챙기고 돌아서니 또 저녁밥 때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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