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6.불날. 가끔 흐림

조회 수 764 추천 수 0 2016.09.24 17:16:50


밤비 다녀간 아침.


차인들이 자주 드나든다.

차가 많거나 기물(차에 관련된 도구들을 그리 말하더라)들이 남다르거나

더러 차가 맛있다는 집들이라면 열 일 제치고 나선다는데,

물꼬에 차를 마시러들 온다.

아마도 들차회처럼 산사에서처럼 차를 놓고 환담하기 좋은 분위기 때문 아닐까 싶은.

아이들이 없을 때라면 고즈넉함과 둘러친 자연 좋으니.

커다랗고 멋진 퇴수기가 하나 왔다.

그러고 보니 차를 달이고 내지만 그럴듯한 도구 하나 없는

물꼬 차살림을 채워주러들 오시는 모양이다.

“간단하게 반찬 내는 데 좋을 거예요.”

너른 사각에 칸을 둔 도자기 접시도 둘 내밀었다.

중심 요리 놓고 나머지 반찬을 둘 수 있는 식판 같은.

그런데 그 무게가 들기 쉽잖다.

설거지를 줄인다지만 들고나기 힘들 듯해 유용성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사람 많이 치는 이곳 사는 양을 헤아려주신.

차도 여러 가지가 왔다.

도대체 물꼬 살림에서 살아생전 사 먹을 일 없는 가격의 차들이다.

차를 잘 몰라 그럴 테지,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라.

마시니 좋은데 그걸 사서 먹기는 어렵겠네.

문경의 벗은 필요하다 했던 것들을 기억하고 구해다 주었다.

그런 게 고맙더라!

가져다 준 것이 얼마나 좋으냐 필요하냐가 아니라 기억하고 챙겨주었다는.

이런 게 요새는 고맙기 더하고 좋기 더한.

누군들 바쁘지 않은가.

그런 세상에서 바리바리 챙겨 멀리서도 그렇게 달려와 주어 고마웠다.


마을은 포도따기를 일찌감치 끝냈고,

자두도 복숭도 끝낸 지 여러 날이다.

이웃에서 어제 자두가 왔다. 끝물 자두가 참말 달다며 보냈다.

어쩜 그리 맛있을 수가!

자두 좋아한다는 말을 흘려듣지 않고 챙겨 보내준 거다.

그게 고마웠다.

맛난 자두 아니래도 고마웠을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더라.

찾아온 이들을 자두로라도 대접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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