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훅 떨어졌다. 가을추위라고들 했다.

산마을이라 더할 게다.

추워서 잠이 깼더랬네.


가족치유상담 하나가 다음 달로 미뤄졌다.

내달 5일 흙날로 잡는다.

마음 시린 줄을 아시는가, 집안 어르신이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며 이곳 된장을 걱정했다.

콩을 많이 심었다고, 올해 메주를 거기서 쑤겠단다.

일을 그리 덜었을세.


내일 인근 초등학교에서 와서 물꼬체험학습을 한다; ‘제도학교의 물꼬여행’

맞이를 위해 장을 봤다.

어, 메뉴를 잘못 선정했나, 채소 값이 어마어마했다.

하기야 무엔들 요새 그렇지가 않겠는가.

밥상살림이 그렇다고들 익히들 들먹이더니

사들여서 먹는 일 잘 없어 통 모르고 지냈더라.

욕본다, 사람들, 사니라고.

맞이 준비로 여러 안내판을 붙이며 물꼬 샘들을 생각했네.

계자며 행사에 품앗이샘들이 다 하는 일이다.

고맙고, 그리웠다.

작은 규모의 일정이라 이번에는 샘들은 오라하진 않았다.

우리들의 게릴라여.

내일과 오는 쇠날, 이틀을 진행한다.


기자는 매체가 아니라 기사로 말한다고 선언하고 사표를 던진 뒤

글을 계속 쓰는 한 친구를 안다.

기자가 되기 전 물꼬에서 얼마쯤을 머물렀던 인연이다.

요새는 무슨 펀딩을 받아서 움직인다 했다.

한 변호사와 함께 억울한 누명을 벗기며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런데, 그 돈을 누명을 안은 이들 포함 나누는 과정에서,

그러니까 같은 편에 선 사람들로부터

오해가 있었고 비난이 있었고 다툼이 있었고 분노가 있었다.

맥락을 아는 나도 덩달아 화가 났고 같이 참담했고 함께 슬프고 안타까웠다.

얼마나 속이 상할까... 왜 이리 사람살이가 안타깝고 허망할꼬...

그 무기력을 어쩔거나.

나 역시 그런 일 없지 않았다.

하여 더욱 그 마음이 헤아려지나니.

하지만, 그래도 그는, 아니 그들은 쓸 것이고 싸울 것이라는 걸 안다.

그들의 솔직함과 진정성을 아다마다.

싸움에서 이기는 것은 천 번의 포기를 씹어 삼킨 사람의 몫이다,

누가 그랬다.

마침내 그들은 이길 것이다.

나도 주머니를 털어야 할 때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대도 그렇게 하자고 할 것이다.

몇은 내일 보내질 내 문자가 두려울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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