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한 초등학교가 올해 통합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되었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의 통합.
‘장애이해 및 인권교육을 위한 통합체험학습.
특수교육대상학생이 소속돼 있는 학급을 대상으로
장애를 가진 특수교육대상학생의 사회적응력을 높이고,
일반학생들과 함께 체험하며 서로의 다양성을 이해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별 거 없다. 같이 어부러지게 하는 거다.
물꼬도 오기로 했다. 이틀이다.
전교생을 다 오라하든 덩어리를 어떻게 짜든 물꼬 형편대로 하라 했다.
시월에 5,6학년이 나누어 이틀을 쓰기로 했다,
학기 중 상설과정에 열둘을 넘지 않게 하듯.
샘들까지 열두엇이 함께 할 것이다.
시골 학교 요새 한 학년 한 반 형편이 그러하다.
그리하여 오늘 왔다.
1. 안내모임과 물꼬 한 바퀴
2. 함께 부르는 노래
3. 열린교실 또는 보글보글
4. 낮밥
5. 대동놀이
6. 마친보람
아이들과는 늘 하고픈 게 많지.
그리 일정을 놓지만 시간은 쏜 화살같이 지난다.
할 건 하고 못하는 건 또 못하고.
열린교실과 보글보글은 보글보글로 모아지고,
두 패를 나눠 현우샘과 소현샘이 한 편씩 맡았다.
법종샘은 전체 도움꾼, 마치 물꼬에서 아주 오래 살아왔던 사람처럼,
그런 사람이 있다, 첫걸음에도 익은 손처럼 하는.
움직임이 몸에 배였거나 움직임을 아는 이.
밥바라지 뒷배 노릇을 톡톡히 했네.
아이들이 할 설거지도 그가 다했다, 아이들 이 가을볕에 더 한껏 쉬어가라고,
샘들도 차 한 잔 여유로이 마시라고.
수정이가 말했다, 아무 것도 없을 줄 알았는데, 있을 것 다 있단다.
처음 학교가 작아서 낡아서 실망했는데 안에 들어와 보고 분위기가 좋아서 깜짝 놀랐다고.
아이들은 시간이 짧다고 했다.
자유롭다고 했다.
이립이가 말했다. 글 한 줄 못쓴다고, 정말 글쓰기 싫어한다고.
그런데, 여기서는 잘 써져요. 부담을 안주니까.
그렇다. 여기 오면 아이들이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고 잘 먹고 잘 논다.
고마울 일이다. 어려워요, 라는 말 잘 안 한다.
시완이가 말했다,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이 학교가 오래오래 남아있었으면 좋겠다,
옥영경 교장 선생님도 오래 이 학교에 남아 있으셨으면 좋겠다고.
고마웠다.
갓 구운 은행을 까먹으며 아이들이 떠났다.
순순한 아이들로 덩달아 평화로운 마음 결이었다.
아름다웠던 가을 한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