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5~16.흙~해날. 흐리고 비

조회 수 732 추천 수 0 2016.10.24 10:27:17


은행은 올해도 운동장 가장자리에서 개미떼들 마냥 굴렀고,

그걸 줍고 씻고 말리고 구워먹었다.

비가 많은 가을 들머리다.

해날 오후, 드디어 가마솥방에 난로를 놓았다.


저녁답,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어느 곳에선가 그리운 이들이 같이 듣고 있을 것이다.

선곡이 좋았다. 작가만이 하는 게 아닐 거다.

진행자가 음악평론을 하는 이였다.

베인 상처를 가만가만 어루만져주더라.

자기분야의 일을 잘하는 것의 의미가 그런 거겠다.

치유까지 일어나는!


서현샘이 물꼬 안내 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동우샘도 손 보탰고, 연규샘이 계자에서 촬영했던 것도 더하고,

정호샘이 6월 시잔치에 와서 드론으로 담은 것도 덧붙였단다.

선영샘이 미리 감수(?)도 해주고.

‘이번 영상은 물꼬 학교 공간 곳곳을 소개하면서

물꼬의 철학과 생각을 보여주는 대표 소개 영상으로 하고요,

달골과 명상정원은 버전2로 다시 만드는 게’ 어떨까 싶단다.

얼마나 애썼을꼬.


11월 초에 있는 한 포럼에 자리하는 말레네 뤼달의 책을 쥐다; <덴마크 사람들처럼>

뛰어난 인재를 키우는 것보다 모두 행복하게 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무리 대단한 일도 자랑하지 않는 겸손과 평등이 유산인,

자신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나라라는 덴마크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되었는가를 살펴간 책.

경제학자 리처드 레이어드에 의하면

행복이란 좋은 감정을 느끼고 삶을 사랑하며, 이런 감정이 지속되기를 원하는 것.

민주주의 시스템, 국가의 번영, 정의의 기능, 전쟁의 부재 같은

한 국가의 행복에 기여하는 보편적인 토대 위에

나머지 다른 어떤 요소들이 행복에 영향을 끼친다는데,

덴마크는 어떻게 사람들이 행복해지도록 그 요소, 그 시스템을 만들었을까?

개인에게 좋은 토대를 만들어주고

각자가 자신의 자리를 자유롭게 찾을 수 있다고 느끼며

자신의 삶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신뢰, 평등, 현실주의,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형성된 이 시스템은

덴마크 사람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를 자유롭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단다.


그런데, 행복을 위한 유리한 환경이면 우리는 다 행복한가?

아니.

나머지는 각 개인이 자기 자신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시도해야 하는 여정에 달린!

장기적으로 개인의 행복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내면의 토대.

진정한 행복이나 지속적인 주관적 안녕감은 감동적이거나 기쁜 순간들이 아니라

우리가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토대.

좋은 내면의 토대를 형성하는 것은

각자 걸어온 길, 선택한 것들,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 같은 것들.

글쓴이에게는 그 토대가 온갖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라고.

나는? 너는?


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서 찾은 행복의 열 가지 원리를 이거였다고.

1. 신뢰-나는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다.

국가 신뢰 수준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행복 수준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2. 교육-사회 안에 내 자리가 있다.

엘리트 양성이 아니라 개인의 개성과 능력 발달을 강조하는 덴마크 교육은

개인의 행복을 추구한다.

3. 자유와 자율성-내가 갈 길은 내가 정한다.

4. 기회균등-개천에서 났어도 꿈을 이룰 수 있다.

정말로 사회유동성이 보장되는 나라.

반드시 아래에서 위로, 빈곤에서 부유로만이 아니라

우리 앞 세대와 다르게 살아갈 기회를 누릴 가능성,

우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

5. 현실적인 기대-최고가 아니어도 만족한다.

현실감각. 물욕 권력욕도 없는 단순한 삶.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전혀 혹은 거의 기대하지 않았을 때 얻는 결과는

더욱 놀라고 만족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6. 공동체 의식-네가 잘 지내야 나도 잘 지낼 수 있다.

누구나 시민으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한다는 그들은

모두가 함께 나눌 때 행복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률 48.1%의 세금을 기꺼이 부담하고, 88%나 투표에 참여한다.

7. 가정과 일의 균형

가정과 여가생활을 중요하게 여긴다.

덴마크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인 ‘휘게’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

‘휘게’를 느낄 수 있는 넓은 의미의 ‘집’에 대한 소속감은

국가, 상징, 가치관에 대한 사랑으로도 나타난다고.

8. 돈에 초연한 태도-지갑을 채우기보다 자신의 길을 찾는다.

그들은 돈에 초연해서 부자기 되기 위해 살지 않는다.

9. 겸손-내가 뛰어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좋은 시간을 보내면서 기쁨을 누리는 것이지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다.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

10. 남녀평등

고정관념이나 금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이 사회의 남녀평등은 사회를 현실적으로 조화롭게 만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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