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는 실제 불날부터가 한 주라,
달날이면 여유로이 사람을 만나고는 한다,
들어오거나 나가거나.
시월의 마지막 밤, 할로윈데이.
시카고 살 때 그 밤은 정말 온 동네의 잔치였다.
할로윈 의상들을 입고 가면을 쓰고 어른들은 파티를 하고 아이들은 집집을 돌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 특히 아이들에게 큰 축제이고 있더라.
조기 영어교육을 강조하는 분위기에다 해외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할로윈데이 의상, 소품까지 최근에 엄청 쏟아진다지.
미국에선 아주 싼 값으로 즐길 수 있는 마스크며 소품들이 많더니
이건 숫제 큰 돈을 요구하기까지.
브라이달 샤워(결혼 직전 신부와 그 친구들의 파티),
베이비 샤워(아기가 태어나기 직전 하는 파티)도 한국에서 심심찮다지.
시월의 마지막 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우리(이 때의 우리는 80년대를 관통한?) 세대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시월의 마지막 밤을.
1982년에 태어난 가요 ‘잊혀진 계절’.
한참을 이 노래 제목이 시월의 마지막 밤인 줄 알았더랬네.
원래는 9월의 마지막밤이 앨범 발매에 맞춰 시월이 됐다던가.
시월의 마지막 밤, 단란하게 품앗이샘들과 몇 모여 시작하는 가을을 노래하였다.
이제 가을도 없이 겨울일세.
마음에 두었던 이야기도 곡주에들 실었다.
관계 맺고 사는 일이 못다 한 말들도 그리 있게 되지.
그걸 꺼내 서로를 헤아리게 되는 자리가 필요하더라.
지금은 말할 수 있다, 그런.
혹은 변명 또는 해명을 하고픈 일들도 있기 마련.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우리는 사람이고, 사람이니 또 어쩌랴, 그리 이해할 밖에, 이해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여름 옷가지들을 들이고
겨울 옷가지들을 꺼내놓다.
봄가을이 없어진지 오래이다.
하기야 지난 20년 이 산골은 늘 그러했다.
겨울계자 준비는 이렇게 시작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