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에 가려고 계획하면서
부석사에서 하루나 이틀쯤 묵으려고
원주 스님의 허락을 얻어놓은 상태였습니다.
일정을 결정하고 일정이 다가왔는데
마음이 갑자기 붕 떠서 가지 못 하게 됐습니다.
그걸 전하자니 등오스님께 너무 죄송해서 망설이다가 겨우
사실은 이 이모가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서 못 갔고
동오는 스님이 기다리실까 연락 넣어 놨냐고 걱정하고 있다는
사정을 올렸더니 스님 말씀이
인연이 닿아서 부석사에 오길 바란다고
너그럽게 말씀해 오셨는데
마음이 아직 편치 않습니다.
마음은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자유를 빙자한 것이란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자유를 빙자해 마음을 핑계 삼은 것이란 생각이요.
약속은 사정이 달라져도
지켜져야 하는 것인데
그럴 듯한 말로 피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피한 기분입니다.
등오스님의 말씀처럼
동오랑 부석사에 불쑥 들이닥치는 날이 오길 바라고
그렇듯 자유학교에도 동오가 들어서는 날이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