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3.해날. 빗방울

조회 수 808 추천 수 0 2016.12.03 10:27:07


‘저예요...

그리웠어요.’

아이들이 돌아왔다. 그리웠다.

몇 해를 지나는 동안 소식이 오가지 못해도

늘 물꼬를 품고 살았다 했다. 이곳도 그러하다.

‘이번 겨울을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뻐요.

사랑해요.’

‘꼭 가야지 가야지 하다...

샘들이 다시 왔다. 사랑한다.

학교에서 혹은 직장에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다가

어떻게든 시간을 마련하여 들어온다.

우리들에게 겨울이 왔다!

뜨거울 것이다.

이곳의 겨울은 모지나 그대들로 그러할 것이다.

고맙다. 사랑한다.


오는 주에 수능을 보는 아이를 위해

온 식구들이 나가서 밥을 먹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이 땅 어느 누가 그렇지 않았을까만

고3들의 술렁임이 안쓰러웠다.

그들이 한 가장 나쁜 짓은 우리 아이들에게 내일을, 희망을 꺾어버린 것 아닐지.

그래도 우리 삶은, 일상은 계속 되나니,

아해들아, 갈무리 잘하고 시험장으로 가기로.


한해 몇 개 있을까 말까만 뜨거운 뉴스가

자고 일어나면 몇 개씩 쏟아진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코미디를 넘어 이제 사이코드라마를 펼쳐 보이고 있다.

그런데, 그 속에 묻히고 있는 현안들은 어쩌나.

지난 1일 도시가스비는 6.1% 인상했단다.

버스, 지하철, 택시요금 인상도 지자체에서 검토 중이라고.

이명박 정권 당시 몰래 시도하다 막힌 한일 군사정보협정도 체결하려 든다지.

3조 8천억이 걸린 사드배치,

탄도미사일 탐지용으로 사드 배치를 수월하게 하는 기초라는

해상기반 X랜더(SBX; sea-basedX-band radar) 레이더는

지난 10월 한 달간 동해에 배치되었더라지,

반 역사물 한국사 국정교과서(예산만도 44억원),

최장기 철도파업...


어제 광화문 촛불집회 백만.

4차 민중총궐기, 3차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87년 6월 항쟁 이후 가장 많은 시위 숫자.

뜨거운 역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다녀가고 거리는 막 청소를 끝낸 듯하였다고.

훌륭하다.

하지만, 한편 걱정한다.

1960년 4.19의 성과물은 5.16의 박정희가 챙겨먹고

1980년 5.18의 성과물(?)은 전두환이 챙겨먹고

1987년 6월항쟁의 성과물은 노태우가 챙겨먹었다.

2016년 11월의 성과물은 누가 챙겨먹을 것인가.

그러나, 또 안도한다.

국민은 그때의 국민이 아니고,

시대 또한 그 시대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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