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는 계자 일정과 빈들모임 외에는 다른 일정을 잡지 않는다.

사택에 모여 기거하는 때라 다른 때보다 열악하기 더하여,

또 모진 추위를 이곳에 살지 않는 이들이 쉽지 않을 것이라.

그런데 예사교사연수 신청이 왔고,

승용차 한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다섯만 받겠다 하였다.

사대생들과 교육대학원생들이었다.


다음은 이번 일정을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 갈무리 글 몇.

늘처럼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다.

다만 의미 전달을 위해 띄운 경우는 있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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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지:

세 번째 물꼬에 왔다. 언제나처럼 옥쌤이 너무나 반갑게 맞아주셨다. 겨울이 된 물꼬는 또다른 느낌이었고 날씨도 우릴 돕는지 화창했다.

사실 이번 물꼬는 그다지 재미가 없을 줄 알았다.

최소멤버로 심지어는 모르는 선생님들과 오다보니 물꼬에 가기 전 설레는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물론 옥샘 볼 생각만하면 설렜다.) 하지만 샘들과 같이 밥을 먹고 소통을 해보니 이렇게 코드가 잘맞는 여자샘은 처음이었다. 일이 수월한 느낌을 줄 정도로 잘 맞았다.

물꼬에 오면 항상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배워가게 된다. 그게 설거지하는 법이든 잡초를 뽑는 일이든 가벼운 것 무거운 것 구분할 수 없이 가치 있다. 그게 내가 계속 물꼬에 손을 보탤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

우리 모두가 한해 잘 마무리하고 내년엔 바라는 대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사랑합니다.

(* “샘아, 작은 규모이나 기획하고, 꾸리고, 애썼으이.”)


임종완:

벌써 세 번째 물꼬를 오게 되었네요... 참 신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일할 때는 항상 힘들고 지치는데 자꾸만 생각이 나네요...

이번에는 아예 모르는 분들이 오셔서 어색할 줄만 알았는데 같이 일을 하다보니 순식간에 친해진 것 같고 다 같이 한뜻으로 작업을 하게 되어서 매우 기뻤습니다. 신기하게도 별로 춥지가 않았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물꼬에 올때마다 공통적으로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별것도 아닌것에 의미를 두는 법"과 "감사하려면 모든 것이 감사한 것"을 느꼈습니다. 물꼬에 먼저 와봤던 일꾼(?)으로써 처음 오신 분들께 힘내시라고... 너무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런 말들을 할 수 있었던 게 너무 기뻤고 자랑스러웠던것 같습 니다.

아참! 그리고 신경이 쓰였던 것이 있습니다. 밖에 있는 강아지들... 제가 조만간 사료를 보낼테니 강아지들 먹여주세요... 물론 옥쌤께서 잘 먹이시겠지만! 제, 성의라고 생각해주세요!

고생많으셨구요! 사랑합니다.

(* “샘아, 논문 일정 순탄키로!”)


김상훈:

저의 마음을 당신께 드립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유익한 시간, 함께하는 소중함을 알게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체육교육과 임종완, 손영지 선생님 감사드리고 학교에서 뵐께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보내야 내일이 있고 미래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고 있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이 시간, 그냥 아무 생각없이 즐기고 싶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지금의 이 시간이 소중한 시간(추억)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다음에 또 뵐게요.

정한실, 전소영 선생님들도 같이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4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일하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저를 지금의 올바른 길로 키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물꼬의 옥선생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 “샘, 살피고, 기억하고... 고마워요.”)


정한실:

교육대학원에 와서 임용고시라는 세상적인 기준에 맞춰 경쟁하고, 일에 치여 생활하다 은영쌤의 소개로 충북 영동군이라는 한번도 오지 않은 곳에 와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물꼬'라는 학교를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 우선 '교육봉사'라는 활동의 면목으로 왔지만 나에게는 활동이 아닌 휴식의 의미로 더 와닿게 되었다.

몸을 써서 뭔가 열심히 일을 한 것이 내 기억상으로는 거의 처음인 것 같았는데 처음에는 시간이 잘 가지 않은 것 같고,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틀째인 오늘, 그 결과로 깨끗이 정돈 된 모습을 보니 처음 느껴보는 뿌듯함이 있어 신기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축복이고 감사한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같이 와준 소영쌤께도 감사하고 소영쌤이 계셔서 이 시간이 2배는 즐거웠던 것 같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새로운 사람과 1박2일을 한다는 것이 걱정도 되었는데 의외로 다들 착하신 것 같고, 옥쌤을 처음 뵙게 되었는데 너무 배울점이 많았고, 지금의 고민에 대해서도 들어주시고 좋으신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소영:

처음 물꼬에 왔을 때에, TV에서만 보던 분교의 시설을 보게 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정답게 느껴졌었다. 안에 들어왔을 때엔 차가운 바닥이 맞이하고 있었지만, 따뜻한 온디가 날 맞았다.

긍정적으로 살려하여도 그게 잘 안될 때가 많았다. 물꼬에서는 그런 생각이 조금 줄어든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편했다. 어제 알게 된 사람들이지만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편하게 장난도 칠 정도로 나에게 거리낌없이 다가와주고, 나를 받아주었던 선생님들께 너무나도 거리낌없이 다가와주고, 나를 받아주었던 선생님들께 너무나도 고마웠다. 물꼬를 통해 좋은 선생님들과 이쁘신 옥쌤을 뵙게 되어 너무 큰 영광인 것 같다. 물꼬가 내게 준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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