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19.달날. 비

조회 수 684 추천 수 0 2016.12.28 02:13:15


날 푹해 봄비처럼 내린 비.

말린 붉은 고추를 이제야 들였다.

태양초, 참 쉽지 않다.

몇 해 실패를 거듭하더니 그래도 올해는 조금 얻었으이.


‘입금 했구요, 더 보낸 건 후원금입니다.’

물꼬에 모이는 아이들은 계층이 다양하다.

보육원 아이에서부터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댁 아이까지,

장애아와 비장애아의 통합,

그리고 지역 분포도 넓은.

오늘 한 엄마가 보내온 문자.

남편과 이혼 법정싸움 중이고,

유아 때 버리다시피 하고 떠나왔다 수년 지나 아이를 데려와

같이 산 지 이제 겨우 한 해.

야간 일을 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

급료의 3분의 2를 아이를 맡기는데 내야 하는 딱한 사정.

계자도 다녀가고 위탁교육도 의뢰했더랬다.

이번 겨울에도 보내고 싶으나 형편이 어렵다 하기

돈 없어 물꼬 못 오는 일이야 있던가,

이러저러들 아이들이 온다 전하다.

‘형편대로 하시면 돼요. 외려 죄송, 물꼬야말로 형편이 여의치 않아 그냥 오라 못해.’

그쯤의 답을 드렸을 게다.

그런데, ‘딴 데 안 쓰더라도’ 보내겠다 연락해왔던.

‘... 많이 밝아졌어요. 뭐든 열심히 하는 아이, 적극적이고 활발한 아이가 되었어요.

학업 성적도 매우 뛰어나구요. 스스로 하는 아이가 되었어요.

사실 물꼬 다녀온 뒤로 더 좋아진 건 인정해요...’

어려운 살림에도 물꼬 후원금을 보태시게 된 까닭.

이러니 어찌 힘을 내지 않겠는가.

서로를 고마워하는 마음, 그걸 잊지 않으면 다툴 일도 없을.


아이가 산골 사는 동안 맺었던 인연 몇과 연락.

산골 살다 제도학교로 가 3년을 보내고 수시에 합격한 소식을 듣고.

물꼬이든 홈스쿨링하는 아이 이야기이든 한 해 한 번 다큐멘터리를 찍어왔더랬다.

말도 안 되는 아이에 대한 지지가 고마웠던.

스무 살에 이르면 연락을 한다 했고, 했다.

살아왔고, 아직 살아있는.

적어도 내일 하루를 더 살.

함께 기뻐들 해주셨다.


교육지원청과 씨름하던 일 하나가 순조롭게 해결됐다.

오늘 거기 필요한 1차 서류가 갔다.

물날 함께 책상에 앉을 것이고,

다음으로 서류들이 오가면 다 정리가 될 것이다.

학교를 빌려 써오던 일에 관한.

벌써 20년이 된 시간이다.

또 얼마쯤을 더 쓸.

아직도 쓰일.


올 겨울 계자에 아이들이 퍽 적다.

계속 줄어오고도 있었다.

어려운 시절 탓도 있을 것이다.

물꼬의 불편함도.

더하여,

보육원 아이들과 저소득층 아이들, 장애아에 대한 다른 부모님들의 부담도 모르지 않지만

그래도 그게 또 물꼬의 사명인 걸.

문자를 몇 보냈다, 우리 아직 학기일정 중이라고,

내년 2월까지 2016학년도는 계속 된다고.

가끔 2017학년도 안식년을 3월부터가 아니라 1월부터라고 아는 분도 계시기.


오늘부터 한 주간 영어 특강이 이어진다.

인근 젊은(그래도 중년층) 사람들 몇.

물꼬는 필요한 교육들이 언제든 어떻게든 이루어질 수 있어

‘참말 좋지 아니한可’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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