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2.나무날. 비 오고가고

조회 수 729 추천 수 0 2016.12.31 02:37:41


‘사는 게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이렇게 일이 있을 때면 선생님을 찾게 되는 것 같아 더없이 죄송합니다.’

아니다, 아니다, 당연히 그렇다, 나 역시도.

그럴 때 찾는 게 또 물꼬 자리.

9학년 아이의 학교 배치문제로 여러 날 머리 맞대고 있다.

초등 계자를 다녔고, 치유를 위한 위탁교육도 했던.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고,

그 때 상담하던 시기에도 아버지는 상담을 거부했었다.

현재는 어머니가 아이를 데리고 지역을 옮겨 지내고 있었다.

무기력, 허세, 게임중독...

나는 그 아이의 그 순하고 선한 결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므로 더욱 내가 손을 보태야 할 터.

걸음 걸음마다 필요한 도움을 지원하기로 한다.

우선 몇 곳의 대안학교를 권했다, 각 학교 분위기와 함께.

가까운 날 얼굴 보고 다음 전략을 짜기로도.


예전에는 제도학교에 반한 물꼬였다면

요 몇 해는 제도학교를 보완하고 지원하는 역할이 크다.

2017학년도를 안식년으로 놓고 있지만

기존의 일정들(계자나 빈들모임, 재활승마, 위탁교육이라든지...)을 멈추는 대신

다른 형태의 교육 일정이 또 새로이 돌아가게 될 것이다.

인근 초등학교 지원 수업도 하기로 했고

오늘은 그 기간을 대략 그리다; 한해 동안 달에 두 차례 명상수업, 그리고 물꼬 체험학습.

구체적인 일정은 26일 달날 협의하기로.


주말에 있을 청계를 앞두고 눈에 보이는 것들부터 준비를 한다.

속틀을 짜서 붙이고,

부엌살림들을 챙기고, ...

요 몇 해 여름과 겨울 청계에서 받는 에너지로 계자를 꾸렸을 게다.

시대가 어떻다 해도 이곳에 걸음을 하는 그 건강한 청소년들을 보면

내일에 대한 기대를 아니 할 수 없는.

고맙고 고마운, 내 벗이고 동지이고 동료인 그대들이여.


한밤 영국에서 전화가 들어왔다;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연규샘.

그러고 보니 한 번도 일이 아니고 안부를 전하기 위한 통화란 걸 해본 적 없는.

(하하, 그래서 좀 어색함이 다 있더라니까.)

이국에 있으니 그런 전화도.

잠결이었다. 대개 깨어있는 시간인데 웬일로 일찍 자리에 든 밤.

무슨 말을 했는지는 다 모르겠으나

반갑고 애잔하고 고맙고 기특하고 그립고 그런 마음이었을 게다,

그것이 어떤 것에 대한 주절거림이었든.

오늘 물꼬 살림을 정리하다가 후원회원 명단에서 민우샘을 발견하기도 했다.

군복무 중인 그니이다.

그대들이 여전히 꾸려가는 이 삶이라.

나는 또 그 북돋움으로 한 걸음을 옮기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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