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겨울 청소년 계자를 함께했던 이들이 남긴 갈무리 글입니다.

늘처럼 맞춤법이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띄어쓰기도 가능한 한 원문대로 옮겼습니다.

다만 의미 전달이 어려운 경우엔 고치고, 띄워줌.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이가 주(註)를 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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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이윤호:

이번 청소년 계자의 동기는 겨울계절자유학교에 참석하기 위해서 신청했다.

하지만 겨울 계자를 참석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청소년계자를 신청해야하는 건 아니였다.(* “아니야, 청계 참석해야 함! 새끼일꾼 훈련의 시간인 셈이니까.”)

때문에 약간 허무했지만 허무함은 오래 가지 않았다. 7:08분에 집에서 나와 8:04분에 기차를 타고 10:50에 영동역에 도착했다. 마을버스를 타고 물꼬에 오자 12:00 가 좀 넘은 듯했다.

이번에 청계에 신청한 분들은 모두 반가운 사람들이었다. 특히 하다형이나, 자누 누나 또 성재 형들은 2~3년 전에 본 사람들이지만 물꼬를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것이 고마웠던 것 같다.

마을버스를 타고 물꼬에 올 때는 물꼬에 눈이 한가득 왔을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을버스를 내려서 보니 앞이 휭했다. 정류장 앞에 집을 부순 것 같았다. 그런 장면을 보니 시골 같다는 느낌이 사라지는 듯하였다.

여러 일을 할 때 세훈이형이 앞장서 이끌어주는 것이 편안하면서도 업혀가는 느낌이 강해 미안한 마음도 없지않았다.

2016년이 끝나가는 12월. 초6을 졸업해 중학교에 처음 입학한 것도 엊그제 같지만 벌써 고등학교를 준비하는 3학년이 되어가는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년도를 돌아보니 3월초에 다짐한 나의 목표가 잘 실천된 것 같아 뿌듯했다. 3월달에 이번년도는 천천히 느리고 편안하게 움직이는 것, 너무 빠른 세상에서 나도 빠르면 개성이 없어 반대로 매우 느리게ㅐ 천천히 움직였다. 처음으로 나의 새학기를 준비하며 세운 목표가 이루어진 것 같다. 천천히 느리고 편안히 움직이니, 느긋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었다. 또한 생각할 시간이 좀 늘어나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불만이 많아져서 주변에 피해를 준 것 같다.

아무튼 이번 계자는 하다 형이 부러웠다. 계속 생각이 없어서(* 공부에 대한 부담?) 편안해보였다. 부러웠다.


9년 이다은:

여름에 물꼬에 오지 못해서 아쉬움을 달래고자 이번 겨울 청계에 오게 되었다.

영동역에 가니까 새로운 친구들도 있고 1년 만에 보는 반가운 친구들도 있었다.

다 같이 버스를 타고 학교로 가는 길 1년 만에 오는 익숙한 길이라서, 옥쌤 뵐 생각에 설레고 떨렸다. 학교에 들어왔을 때 학교가 바뀐게 별로 없어서 마치 며칠 전에도 왔던 것처럼 친근했다. 물꼬는 올 때마다 아무 생각 없이 여기 사람들과만 소통하고 지낼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 해마다 유일하게 핸드폰과 떨어져있는 시간, 핸드폰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이번 물꼬는 항상 언니들 말로만 듣던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 봤지만 금방 친해질 수 있어서 어색 함없이 잘 놀다가는 거 같다.

작년 청계와는 다르게 사람이 많아서 한 명 한 명 빠짐없이 서로서로 잘 챙겨주면서 함께 일을 했다. 이제는 당연하게 이시기만 되면 물꼬가 생각날 것 같다. 내년이 안식년이라는 게 많이 아쉽다. 조금 더 일찍 물꼬와 인연이 닿았더라면 좋았을 걸...

물꼬에 와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곧 있을 계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9년 류희수:

1박2일 동안 보내면서 처음에 왔을 때는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놀지도 못하고 왜 여기에 있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 집에 가고 싶었었다. 하지만 물꼬에서 하는 활동 하나하나가 어릴 때의 추억을 회상시켜가면서 아 내가 어릴 때 자주 왔던 곳 방학마다 놀러가는 시골 할머니집 같은 친숙한 마치 제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형누나들 모두 모르는 분들이라 처음에 어색해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물꼬에 오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는 것처럼 모두 잘 챙겨주셔서 하루 잘 지내고 가는 것 같다.

옥쌤을 오랜만에 뵈면서 반가움과 나머지 바뀐 내 모습에 실망하시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놀러온 손자처럼 잘 대해주셔서 여전히 좋은 느낌을 가지신 분이라 생각했다.

추억이란 가장 오래가는 선물 같다. 까먹고 있어도 추억의 그 장소에만 가면 저절로 떠올려지는 마술 같다. 앞으로도 물꼬에 자주 와 추억을 더 쌓고 싶다. 사실 이번년도 엄마 속을 많이 아프게 한거 같은데 내년부터는 기쁜 일만 있게 해드리고 싶다.


10년 김자누:

2016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오랜만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처음에는 불편하고 어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되게 좋아졌는데, 항상 사람을 만나거나 일을 시작할 때의 아등바등함을 놓았기 때문인 것 같다. 와서 연탄을 깨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고, 게임도 하고, 낑겨서도 자고, 대망의 백배도 함께 하면서 정말 계자를 더 가고 싶어졌고 생각이 많아졌다.

청계에 오면 엄청난 노동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한 일은 별로 없었다. 뭔가 더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뭘했다고 몸은 또 힘들어서 꿈도 안꾸고 움직이지도 않고 푹 잤다. 아마 물꼬에 오지 않았다면 주말동안 드라마 정주행하면서 절대 침대를 벗어나지 않았을텐데 좀 뿌듯하다. 공부 때문에 오지 않았던 두 청계가 아쉽다. 계자까지는 무리였을지 몰라도 청계 정도의 짧은 기간은 올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생각했더니 내년이 물꼬 안식년이다. 고등학교를 가면서 한층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그전에도 나는 조금씩 커가고 있었던 것 같다. 옥샘 말씀처럼 매년 어느정도의 시간동안 내가 있었던. 물꼬에서도 (* 글은 여기서 끝났다. 버스 시간에 쫓겨 좇아나간.)


10년 김태희:

많이 오던 청계지만 느끼는 것은 항상 다르고 새로운 것 같습니다. 이번 청계는 유난히 몸이 힘들었는데 많은 도움을 주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많아서 어색할까 봐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모두가 다 친해져서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고 좋은 인연을 또 맺고 가는 것 같아서 기쁩니다. 머릿속이 항상 복잡하고 생각이 많았었는데 이번 청계를 통해 잠깐이나마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숙제검사 시간이 항상 가장 기대되고 좋았었는데 이번 청계 역시도 그랬습니다. 고3 형님들의 조언과, 각자가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데 약간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나에 대해서도 반성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고 지금의 저가 이렇게 성장하고 생각이 깊어진 것은 이 시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니와 함께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아침 100배를 통해 깊진 않지만 다양하고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습니다.

이번 1박2일은 행동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가며 대충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뿌듯하고 1년을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 더더욱 아쉽고...

하지만 앞으로 더 열심히 살다가 행복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겁니다!

항상 이렇게 뜻깊은 시간을 남겨준 물꼬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너무 즐거웠고 그냥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청계 올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우울하기도 하지만 다시 나의 삶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다가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11년 권해찬:

늘 한 학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물꼬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곧 걷게 될 ‘고3’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참 많이 고민했었다. 하지만 옥쌤의 초대를 받고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참 좋은 선택이었다. 오기 전까지 고민을 할 때가 종종 있지만 그때마다 항상 막상 오니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청계에서는 많이 쉬고 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예전엔 이곳에서 자신도 돌아보고 생각도 많이 해보고 가는 시간으로 청계를 보냈었다. 그런데 이번엔 반대로 아무 생각없이 지내게 된 것 같다. 최근에 성적과 진로에 관한 생각이나 주변 친구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정말 많이 생각할 일이 많아서였던 것 같다. 그런 생각들로 머리가 참 많이 아팠었는데, 이렇게 생각을 비우고 푹 쉬다가서 참 좋다고 생각한다.


11년 양현지:

사실 이번 청계, 계자 둘 다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망설이다가 메일 하나를 보고 급하게 결정을 했다.

새벽 5시 20분 쯤 출발해서 영동에 도착했고, 처음 보는 애들도 있고, 너무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이번에 좀 수월하게 친해진 것 같고 와서 한 여러 활동들도 몸을 하나도 쓰지 않다가 쓰려니까 너무 힘들었지만 즐거웠다. 그 전과 달리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실타래였는데 평소 그냥 혼자서 생각하던 것들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보고 다시 생각해보면서 생각을 좀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이였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게 생기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정말 열심히 공부하다가 다시 슬럼프를 겪으면서 방황?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이번 청계에 오면서 많이 해소된 것 같다.

평소 공부를 하든 안하든 간에 뭔지 모를 심리적 부담감 때문에 두시는 꼭꼭 채워서 자고 다음 날은 빨리 일어나야 하고 해서 잠이 부족했었는데 청계에서 평소보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보니 평소에 전혀 느낄 수 없던 머리랑 몸이 상쾌해져서 아침을 맞았던 것이 좋았지만 너무 오랜만이라서 어색했다.

매번 하는 생각이지만 이번 청계도 정말 좋았고, 꼭 다시 모두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11년 옥지혜:

이번 청계는 올지 말지 망설여졌다. 하지만 과정은 힘들지만 끝나고 나면 보람찼던 기억.

그 기억이 나를 이끌어주었다.

옥샘의 “청계는 왔으면 좋겠는...” 이 한 문장에서 바로 굳게 마음을 먹고 신청했다.

사실 올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난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주고 있기를 바랬던 거다.

한해를 정리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도 찾아온 그런 셈이다.

가슴 아픈 일도, 행복했던 일도, 나에게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도 일어난 다이나믹한 2016년이었다.

나랑 비슷한 길을 가려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자기의 꿈, 목표를 위해서 매일 끊임없이 노력한다. 대화를 나눠보면 내가 너무 부족했구나. 노력은 하지 않고 큰 꿈만 꾸고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친구가 있었기에 내가 이런 고민도 할 수 있었다.

부모님에게 아직 확신을 주지 못한 나의 꿈 최대한 내가 실행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계획을 세워 발표하고, 믿음과 신뢰를 얻으려한다. 주변에서 한마디 하면 흔들리던 내 생각, 내 마음 그만큼 간절함이 없었다는 게 아닐까.

하지만, 이젠 얼굴엔 철가면을, 마음엔 갑옷을 두를 거다. 이러고 싶진 않지만, 이런 세상 속에, 사람들의 각박한 시선이 오가는 이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린 사람으로 살지 않을 거다.

잔년에 비해서 내가 스스로 느낄 정도로 인간관계부터 학업까지 발전한 나의 모습을 보았다.

이젠 남 걱정 말고 내 인생을 위해 나아가려한다. 아이가 걷기 위해서는 2000번을 넘어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 일을 나도 해냈었기에 이제는 내 목표를 위해서 2001번 넘어지고 일어날 거다.

나는 물꼬의 고요함, 자연스러움이 좋았다. 하루는 그냥 조용히 아무 말도 없이 물꼬 구경만 하고 싶다. 고등학교 입학 후 물꼬에 용기를 내어 온 일이 용기 있게 가장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물꼬라는 공간 나를 감싸주는 기운이 넘친다.


12년 민성재:

3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머리도 커지고 철도 든 것 같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면 항상 물꼬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공부에 대한 압박이나 부담으로 물꼬에 찾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생활이 모두 끝난 지금 물꼬에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

청계에 참여한 것은 오랜만에 보고 싶은 친구들이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먼저 나의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였다. 특히 올 한해 수험생활을 하면 들었던 다양한 고민과 느꼈던 감정을 되돌아보고 싶었다. 물꼬에 오면 더욱 나 자신을 성찰할 시간이 많기 때문에 다시 찾아오게 됐다.

이번 청계는 유난히 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연탄을 깨고 눈도 치우고 거의 일과 밥먹기를 반복한 것 같다.(* “그대 없는 시간동안의 변화. 청계에서 우리 정말 일 많이 함. 머리만 키워진 괴물 안될라꼬.”) 하지만 일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또한 일을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잠깐잠깐 일에 집중하는 사이에 고등학교 생활을 되돌아보고 그동안 있었던 사소한 다툼, 미운 감정 등을 되돌아보았다.

내 고등학교 생활 중에는 어쩌면 이러한 시간이 간절하게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시간에 쫓겨 내 마음과 내 상황에 대해 소홀했던 것 같아 슬프고 후회되지만 이제라도 잠시 쉬어갈 수 있어 다행이다.


12년 김수연:

오랜만에 펜을 잡아서 글씨가 제글씨 같지 않네요. 1년만에 청계를 다시 찾았습니다. 작년에는 고3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왔었는데 이번에는 고3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이 낯설기보다는 너무 정다웠습니다. 다른 때보다 몸이 피곤했던 청계이지만 그만큼 먹기도 잘 먹고 놀기도 잘 놀고 쉬는 것도 푹 쉬어서 뭔가 알맹이가 꽉꽉 채워져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오랜만에 와도, 잊고 살다가 다시 떠올려도 물꼬와 물꼬인은 항상 변함없이 있어주는 것 같습니다. 어제 밤에 물꼬에서 보는 별은 정말 잊히지 않을 만큼 예쁘더라구요. 19세의 마무리 일정을 물꼬와 함께해서 좋았습니다. 정성스럽게 사는 법을 더 많이 배워야할 것 같아요.

저의 20대, 30대에도 물꼬와 사람들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정성스레, 치열하게 살다가 오겠습니다!


12학년 오세훈:

이번 계자를 지내면서 ‘어린왕자’ 소설이 많이 생각나는 청계였습니다. 저 또한 어릴 적에 아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갈 때 어른들이 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것들을 무시하는 것에 대해 ‘왜 그러지 우리도 나름 우리만의 인생에 대한 태도가 있고 방식이 있는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샌가 저도 그런 어른들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나, 하고 반성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청계에 온 중3부터 고3까지 각자 나름 삶에 대한 고민과 그에 대한 성찰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한편으로는 대견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물꼬에 와서 둘째로 저는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앞으로 펼쳐질 20대를 나아갈 원동력이 생긴 것 같습니다. 수능을 끝나고부터 한 여러 알바에서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면부터 아주 부정적인 면까지, 학생 때는 미처 알지 못한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알아가면서 속세의 때에 찌든 듯한 느낌을 ‘물꼬’라는 어떻게 보면 자신의 긍정적인 면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서 1박2일 생활하면서 다 씻어내고 더하여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라는 시스템에 억눌려 꿈을 강요받고 현실을 수긍하라고 명령하는 세태 속에서 제가 항상 고뇌하고 갈등하면서 고민했던 ‘과연 우리는 세상이 주는 대로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너는 아직 꿈을 꿔도 된다’라는 답변을 준 청계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20대를 살아가면서, 수차례 좌절하고, 때로는 주저앉고 넘어질 수도 있지만, 항상 물꼬라는 곳은 두 팔 벌린 채 반갑게 맞이해줄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에, 또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안식년을 맞이하면서 물꼬도, 저도 새로운 시작을 할텐데 처음은 낭떠러지에 추락하루 있어도 결과는 아름다운 비행이였으면 좋겠습니다.


12년 김현진:

고3 끝나고 새끼일꾼을 가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사실 청계까지 가야할까? 라는 마음을 품었다. 크리스마스이기도 하고 바로 학교도 가야되니까...

그래도 옥샘도 보고, 계자에서 마주치지 못한 친구들과 인사나 하자는 마음으로 24일 아침 서울역으로 향했다.

오랫동안 오지 않았던지라 친구들과도 좀 어색했고, 물꼬 공간도 낯설었지만 그것도 순식간이었다. 몇 분만 있으니 여름에도 다녀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물꼬가 나에게 주는 편안함, 되돌아봄이 얼마나 값진지 까먹게 되기 쉽다. 그래서 한번 안오기 시작하면 귀찮은 마음에 계속 안 오게 된다. 이번에 오기 전에도 귀찮은 마음이 있었으나 그냥 꾀부리지 않고 오기로 한 게 참 잘한 것 같다. 이번 청계 중에서 옥샘이 ‘일어나라고 할 때 싹, 일어나자’고 하신 말씀처럼 이유를 달거나 미루지 않고 해야 할 때 그 일을 군말 없이 하는 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

이제 곧 아이들 계자가 시작된다. 다음 해부터 안식년인 만큼 이번 계자에서 내가 많은 것을 얻고, 또 나누고 싶다. 1박2일 동안 애쓰셨습니다!


12년 류옥하다:

#1

'나는 물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구나.'

이번 청계는 제게 많이 특별합니다. 거칠었던 고등학교 3년을 끝내고 드디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찾아 온 계자이자, 제 새끼일꾼으로서의 마지막 계자입니다.

이제야 저는 물꼬에서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할 것 같습니다. 물꼬에서 말하는 마음의 평화로움과 인문학적 소양이 이토록 설득력 있게 다가온 적이 없었습니다.

저 또한 운 좋게 나름 공부 잘하는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옥샘 말씀대로 공부만 할줄 아는 괴물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을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

세훈이 태희, 연탄재 깨는 일 너무 열심히 하는 거 보고 놀랐어요. 먼지 많이 날리고 겨울이라 연탄이 얼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다들 열심히 불평하지 않고 했던 게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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