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계자 준비 주간.

샘들도 두엇 먼저 들어와 움직일 것이고,

흙날이면 낮버스로 이번 계자에 함께할 모든 샘들이 들어올 거라.

오늘은 차량 점검.

겨울 들머리 눈길을 대비해 챙겨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특히 계자를 앞두고 혹 계자에서 급히 쓸 날을 위해 문제없이 가동되도록

차도 대기상태를 만들어 놓는.


읍내에서 사람들과 같이 생명평화모임을 수년 해왔다, 지금은 멈췄지만.

제도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도 함께 자리해서

돌아가며 하는 강연에서 아이 역시도 강연자가 되기도 했더랬네.

6학년 나이였던가,

<로마인 이야기> 열다섯 권을 한 시간씩 두 차례에 걸쳐 들려준 이야기는

함께했던 이들을 책읽기로 이끌기도 했더라지.

한 분이 그 아이 대학 진입을 축하도 할 겸

진로상담을 요청했다.

당신은 대학원을 갔으면 한다는,

그리고 아들은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갔으면 한다는.

일곱 살 아이의 생활 상담도 있었다,

여자 아이들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유학을 준비하는 중학생 가정의 방문 요청도 있었다.

물꼬가 나눌 것이 있으니 기쁠.

새해를 준비하는 데 도움 닿기를.


아이가 어릴 적 자주 그랬더랬다,

물꼬 유명한 줄 대해리 이 마을 사람들만 모른다고.

아주 먼 곳에서도 사람들이 어찌어찌 알고 오는데,

정작 곁에서는 물꼬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는 듯하다는.

굳이 뭘 한다 풀어놓을 기회가 없기도 했고,

그저 사느라고 늘 종종거리는 산골살림이니.

(몇 해 전 부녀회 몇 엄마들과 물꼬에서 모임을 하며 소개를 한 적은 있었다.

이렇게 좋은 생각을 배우는 곳인 줄 미처 몰랐노라 하셨더랬네.)

그런데 학교 뒤란 댓마 한 댁은 아드님이 방송국에 있어

더 빠른 세상 소식을 전하고는 하는데,

아침에 뉴스에 아드님 나왔다 문자를 넣으셨더라.

얼마 전 수시 결과를 받은 아이의 대입 무사 진입을 한 통신사에서 기사로 썼고,

변방에서의 대학입시가 만만찮아지면서, 아이들 인구도 줄면서,

산골에서 살다 제도학교를 다닌 지 3년 만에 거둔 좋은 성과에

더러 관심들이 컸다.

하지만 그런 일이 유난스러울 것 없는 이곳 삶인데다

(아이로서야 자기가 할 공부를 하기 좋은 곳에 그저 간 것뿐이니)

그런 자랑질의 헛헛함을 모르지도 않는데 굳이 앞서 한 매체에 인터뷰를 했던 것은

올해 내려고 하고 있는 교육서 때문이었다,

도움이 좀 될 수 있을까 싶었던.

그 기사가 꼬리를 물고 오늘은 포털사이트 뉴스 첫 화면에 기사가 났다는.

그래서 물꼬 오래전 인연들이 인사할 기회들이 되었더라.

사는 일이 무엔들 고맙지 않으랴,

사는 일이 어느 순간인들 기적이지 않으랴,

긴 시간 건너 소식 주고받아 기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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