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달날 맑음

조회 수 1340 추천 수 0 2005.05.14 02:21:00

5월 9일 달날 맑음

저녁 밥상에서 닭 얘기 한창이었습니다.
세상에, 그 사이 병아리는 스물여섯이 되었고,
큰 닭이 이제 아홉 남았답니다.
"양계장이네!"
처음 열아홉을 품었던 암탉들이 겨우 다섯을 살리더니,
밟혀 죽는 녀석이 더 많았지요,
해보니 것도 나아지는 모양입디다,
이젠 품는 것마다 다 살려내고 있다지요.
"수평아리는 어째요?"
"니들이 잡아먹어."
"야, 한 마리 나!"
누군지 우린 다 알지요, 그 말 빠르고 발 빠른 이.
예, 역시 우리 채규 선수였답니다.

아이들과 길섶을 훑고 다녔습니다.
그사이 현호색도 괭이눈도 사라지고
미나리냉이와 광대수염과 애기똥풀이 무성히 뒤덮였더이다.
피고 지는 꽃들 사이를 누비며 그림도 그리고 글도 썼지요.

색놀이 시간엔 감잎차를 만들었습니다.
따고 찌고 말렸지요.
일찍이 만들어둔 것으로 차를 우려내기도 했습니다.

2005.5.9.맑음/쌀쌀
오늘 감잎차 만드는 거 쉬웠고 +재미있었다.
1. 감잎을 따서 큰 것과 작은 것을 구분한다.
2. 큰 것은 씻고 작은 것은 실에 꿴다.
3. 1분 30초동안 찐다.
4. 그늘에 2-3일 동안 말린다.
(2년 김혜린)

3센티미터 두께로 담아 수증기로 1분 30분 동안 찐다.
꺼내어 30초 정도 식힌 다음, 다시 1분 30초 동안 찐다.
그늘에 말린 뒤 밀폐용기에 보관한다(비닐봉지에 싼 뒤 화선지 안에 보관).
(김연이샘 기록)

포도밭 풀 뽑으러 나갈 땐
대전에 출장 왔다 들린 승현샘이 따라붙었고
(승현샘 차에 실려 있던 기구로
아이들 신체검사 한 차례 주욱 했다지요),
해거름엔 밥알 김현덕님 들어오셨습니다.

더러 어른들 근황을 물어옵니다.
아이들 얘기가 이 꼭지에서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해서 그러한가 봅디다.
가마솥방 모남순님은 다섯 살 규민이를 데리고 쉽잖게 지내다
규민이랑 돌아가며 감기랑 오래 씨름하더니
서울 가서 한참을 쉬다 내려오셨네요.
교무행정 강은주님은
더러 아침밥상 설거지 따위 비어있는 자리를 채우느라 눈코뜰새가 없는데다
아이들 손말공부까지 재미나게 하십니다.
밥알 김현덕님은 보따리 싸서 오고갈 때마다 누구보다 식구 같지요,
같이 지내기도 어찌나 대면대면하신지..
삼촌은 홀로 포도밭을 지켜내시는데,
올해 꼭 짝을 이뤄드려야지 하는 간절함을 우리들은 갖고 있지요.
학교 아저씨 김경훈님은 힘쓸 일들 다 해내시고,
경운기를 모는 품새가 이제 여간아니십니다.
머물고 계신 김연이님은 사무실일도 가마솥방일도 도움꾼이 되고
대부분은 들에 나가 계시지요.
아, 서양미술도 아이들에게 전하고 계시구요.
주말이면
밥알 김영규님 신동인님 한태현님이 주로 머무시며 공동체일을 나누시고
다른 밥알 식구들도 손을 돌려가며 일을 채우고 계시답니다.
정말이지 대단한 어른들이시지요,
제게 순간순간 겸손을 가르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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