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 계자가 끝나고,
아이들 몇 남아 하룻밤을 더 복닥거렸다.
계자 동안 모둠방을 나와 있던 물건들을 들이는 일도 도왔다.
흙날 태수네와 윤호네가 와서 차를 마시고 모다 떠났다.
사람들이 가고나자 기다렸다는 듯 더 세차게 매서워진 날씨였다.
올 겨울은 책방이 가장 따뜻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머물기에 그러한가 했더니
모두 돌아가고도 훈훈하여
저녁답에 얼마쯤을 그곳에 앉아 책을 읽었다.
아직도 물꼬 디지털 사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몇 차례의 계자는 손전화로 찍었는데,
이번 계자는 휘령샘이 사진기를 챙겨왔더랬다.
구석구석의 살림을 그리 살피는 샘들이다.
휘향샘은 163 계자 사진을 정리하여 보냈다.
“좀 많아요!”
문제는 다운로드가 쉽지 않은 것.
교무실에 몇 번을 들락거리지만 자꾸만 끊어지고 있었다.
이럴 때 내가 사는 곳이 어딘가 새삼스러워진다.
해날 아침 7시 영하 15도.
이른 아침부터 곰국을 끓였다.
163 계자 때 김소장님이 소백산에서 멧돼지를 잡아 고기를 부려주었고,
기표샘과 희중샘이 다듬고 정환샘이 끓이거나 볶아 아이들을 멕였더랬다.
남은 뼈를 담가 소금물에 피를 뺐다.
4시간을 넘게 끓이고 살을 발라냈다.
시간을 들이는 일이 주는 기쁨이 있다.
꼭 산골 삶에서만 그런 건 아니나 이곳에서 더 자주 만나는 일.
고기를 먹지 않는 나야 그 맛을 알 리 없으나
색깔만 봐도 군침 돌 만했더라.
바리바리 싸서 서울행.
달날 한 여성지와 인터뷰가 있고, 그 걸음에 며칠 머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