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1.물날. 맑음

조회 수 764 추천 수 0 2017.02.15 11:33:47


택배 몇 꾸려 면소재지로 나간다.

고마움을 전할 몇 분과 계자에서 두고 간 물건.

우체국에서 때 아닌 좌담회가 있었네.

요새는 교사로서보다 어미로서의 이야기가 한창.

산골에서 아이 키운 이야기,

그리고 그 아이가 제도학교에 갔을 때 어미가 무엇을 했던가에 대한.

한 것 없다, 기도 말고.

한 것 없다, 그저 한국에 있은 것 말고.

한 것 없다, 그가 힘들 때 들어준 것 말고.

한 것 없다, 그가 좌절할 때 한 마디 응원한 것 말고.

한 것 없다, 집에 올 때 따순 밥 한 끼 차린 것 말고.


태국의 한 공동체를 방문하고 장순샘이 돌아왔다.

가기 전 양쪽의 연결을 돕느라 그 쪽 대표와 메일 몇 주고 받았다.

비행기표가 너무 비싸지 않았다면 계자 끝내고 다녀왔을 만도.

다음을 기약키로 한다, 네팔로 떠나는 일정도 있어.

이번 학년도가 지나고 나면 서로 한 계절씩 오갈 수도 있겠다 했다.

다녀와 심하게 감기를 앓았다던 장순샘은 이제야 설 인사를 왔다.

과일이나 빵은 늘 그의 편에 먹고는 한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막 대학을 가게 된 이곳 아이를 위해

옷 한 벌 사 입히라 돈을 보내왔더랬다.

남의 자식 챙기기 쉽지 않다.

저마다 살기가 바쁠.

게다 넉넉한 살림이 아니라면 더욱 어려울.

그런데도 이곳에는 사람들이 그리 제 가진 것들을 나눠 살림을 보탠다.

달마다 후원회비를 보내오는 변함없는 논두렁 분들도 계시고,

요 얼마동안만 하더라도 여러 샘들이 또 살림을 살펴주었다.

학생이면서도, 군대를 가 있는 중에도, 파트타임 일을 하며도, 직장을 다니며도 어렵게 번 돈을 나눈다.

오늘은 오랜 품앗이가 보내온 큰돈에 놀래다.

잘못 보낸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벌써 10년 인연이더란다.

사람이 아니면 무엇으로 우리가 이 삶을 살아낼 수 있겠는가, 이 생을 건너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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